美 진출 부산 기업들 “비자 문제 없지만 사태 주시”

성우하이텍 “모두 주재원 비자”
공장 부지 인수 SNT그룹도 촉각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2025-09-09 18:33:33

미국에 공장이 있거나 공장을 짓고 있는 부산 기업들이 한국인 직원 비자 문제와 관련해 내부 점검에 나섰다. 성우하이텍 미국 공장 모습. 성우하이텍 제공 미국에 공장이 있거나 공장을 짓고 있는 부산 기업들이 한국인 직원 비자 문제와 관련해 내부 점검에 나섰다. 성우하이텍 미국 공장 모습. 성우하이텍 제공

미국 조지아주에서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가 발생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둔 부산 기업들도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역 기업들의 경우 현지 한국인 직원 비자에 문제는 없지만 사태 여파를 주시하며 내부 점검를 벌이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텔포드에 공장을 둔 성우하이텍은 “미국 현지에 가 있는 한국인 직원은 모두 주재원 비자를 받은 상황으로 문제가 없다”고 9일 밝혔다. 성우하이텍 측은 지금 문제가 된 단기 체류 비자를 가진 직원은 없다고 덧붙였다.

테네시주 공장은 부산 자동차부품 기업인 성우하이텍의 미국 첫 생산 시설이다. 성우하이텍은 2021년 부지 16만 1983㎡(4만 9000평), 건물 3만 4710㎡(1만 500평) 규모의 공장을 인수해 추가로 5000평 규모의 증축을 거쳤다. 테네시주 공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모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우하이텍 측은 단속을 당한 사실은 없지만, 앞으로 추가 설비나 투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사태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주재원 비자를 받는 게 매우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지금 당장은 현지에 직원을 보낼 일이 없지만 추후 새로 설비를 설치하거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경우 한국인 직원이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논의되고 있는 취업비자 쿼터 확대 등 대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성우하이텍 등 지역 기업들은 이번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에 당장 영향은 없지만 추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현대차·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300여 명이나 되는 한국인을 무더기 구금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공장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적법한 비자를 들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미국에서 일을 하려면 E1(상사 주재원)이나 E2(투자사 직원), L1(일반 주재원) 등 취업 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발급에 수개월이나 걸리고 그마저도 개수가 제한적이라, 직원들이 관행적으로 전자여행허가 이스타(ESTA)와 단기 상용 비자인 B1·B2 비자 등으로 미국을 오간 게 문제가 됐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부산 기업들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부품, 방산, 에너지 부문의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 공장 부지를 인수한 SNT그룹도 초초하게 동향을 살피고 있다. SNT그룹은 아직 공장 부지를 인수만 한 상황이라 미국으로 파견한 한국인 직원은 없다고 9일 밝혔다. SNT그룹 관계자는 “아직 공장 설비 라인을 까는 단계는 아니라서 현지에 간 한국인 엔지니어 등은 없다”며 “추후에 본격 공장 운영을 앞두고는 현지 파견 직원들에 대한 비자 문제가 생길 가능성 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