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동남권투자공사는 사탕발림으로 지역발전 외면하는 결정"

"대통령 투자은행 공약 명백한 파기"
"시민, 날림 부실 금융기관 원치 않아"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5-09-17 13:49:59

박형준 부산시장이 17일 자신의 SNS에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백지화와 동남권사업투자공사 설립에 대한 입장을 게시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17일 자신의 SNS에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백지화와 동남권사업투자공사 설립에 대한 입장을 게시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정부의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 방침에 대해 "명백한 공약 파기"이자 "날림 부실 금융기관"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박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부산 시민의 오랜 여망을 팽개치는 처사이고, 사탕발림으로 지역 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정략적인 이유로 외면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실현되었을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의 산업구조 전환과 신산업 육성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이 이전되면 AI 데이터센터 등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빅테크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은 이전 대신 '동남투자은행'을 공약했는데,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동남권투자은행도 아닌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대통령 공약 파기이자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권투자공사의 문제점으로 △초기 출자 및 제한적 사채 중심이라 자금 조달 규모와 탄력성 부족 △출자·사채·펀드 조성 등 간접 조달 중심이라 정책자금 지원 제약·민간 자금의 직접 유치 한계 △기존 금융기관과 기능 중복 또는 비효율 △주무 부처 위주의 관리 감독으로 고위험·부실 위험 가능성 △수익 위주의 투자로 지역 기업 접근성 미흡과 지역 파급 효과 한계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가 정부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산은 이전이 아니라면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투자은행이어야 함을 강조했음에도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미 실패한 적이 있고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밥상은 못 차리겠으니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고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고 했다"면서 "산은 부산 이전을 백지화한 데 이어 투자은행조차 아닌 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 이런 발언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325만 부산 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을 원치 않고 산업은행 이전을 원한다"며 "투자공사는 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쓸 수 있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동남권투자은행 대신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설명을 들은 뒤 "그럼 그렇게 하시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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