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9-16 10:51:19
일본이 자동차에 대한 품목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는 것을 미국과 합의함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
이에 우리 정부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다녀간 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아 국익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미국과 합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1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15% 관세를 적용한다고 15일 연방 관보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는 현행 27.5%에서 15%로 낮아진다.
반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는 25% 관세가 계속 적용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30일 미국과 큰 틀에서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협상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빚으면서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바로 낮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뒤에야 미일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에 따라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가 확정된 것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려고 하고 있으나 미국은 일본과 유사한 합의를 받아들이라고 종용하면서 한국은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핵심 쟁점인데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일본과 같은 사실상의 ‘백지 수표’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는데 대미 투자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투자 이익은 투자 원리금 변제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절반씩 나눠 갖고 변제 후에는 미국이 90%를 갖는다는 조건이다.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이뤄져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처를 지정하면 일본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대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올릴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이를 우리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다.
여한구 본부장은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게 우리한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르면 16일 자신의 대화 상대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