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2025-10-14 11:08:11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호조 등으로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12조 원대 영업이익에 분기 최초로 매출 8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14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14조 1000억 원)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4조 6800억 원) 대비 158.55% 늘어났으며, 지난해 2분기(10조 4400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매출은 86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 늘고, 전 분기 대비 15.3%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80조 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은 지난해 3분기 79조 1000억 원이었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를 17.4%로 크게 웃돌았다.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7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집계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1% 증가한 10조 3043억 원으로 예상됐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6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D램 가격의 지속적 상승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출하량 증가, 비메모리 사업의 적자 규모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2조 원이 넘었던 비메모리 분야 적자도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과 함께 이번 분기 1조 원 가량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부문에서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가 폴더블 신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1조 1000억~1조 2000억 원, TV·가전은 3000억~4000억 원, 하만은 9000억~1조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실적은 3분기를 시작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서버향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고, 그동안 삼성전자가 약점을 보였던 HBM도 이르면 하반기부터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700조 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와는 5세대 HBM3E 공급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공개하면서 장 초반 9만 6000원을 찍기도 했다.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월 11일 기록한 9만 6800원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43% 오른 9만 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