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2025-10-15 20:26:00
1970년대 부산 청년 문화 중심지였던 부산 사하구 에덴유원지(옛 에덴공원)가 40여 년 만에 부활 채비에 나선다. 최근 유원지 정비 예산이 대거 확보되면서 지역 체류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15일 사하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달 시로부터 에덴유원지 정비 사업을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55억 원을 확보했다. 확보한 55억 원은 유원지 내 복합 커뮤니티 ‘솔바람문화센터’ 조성에 사용된다. 유원지 내부에 지어질 솔바람문화센터는 카페·갤러리·도서관 등을 아우른다. 구청은 빠르면 올해 12월 센터 착공에 나서 내년 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청은 센터를 조성해 산책 위주 기능에 머무르고 있는 유원지의 역할을 체류형 공간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솔바람문화센터를 지은 뒤에는 낙동강 낙조를 볼 수 있는 낙조관람대, 주민 휴식과 문화생활을 위한 다목적소통광장 등을 추가 설치해 다양한 문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에덴종합사회복지관까지 들어서면 유원지 내에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덴종합사회복지관은 에덴유원지 입구에 건립될 예정이며 지난해 6월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에덴유원지는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7만 2712㎡ 규모의 도심공원으로 1970~80년대 부산 청년 문화 중심지였다. 청년들의 대표 데이트 코스이자, 음악 카페들이 늘어선 지역 여가 활동 중심 무대로 꼽혔다.
하지만 하단동 일대 개발이 진행되는 사이 에덴유원지는 관리 공백으로 40년가량 쇠락해 갔다. 문화 명소였던 에덴유원지는 최근 시민들에게 산책을 위한 체육공원 정도로 인식될 만큼 쇠퇴했다.
2012년부터 구청은 에덴유원지 부활에 사활을 걸었으나 번번이 예산 장벽에 가로막혀 이렇다 할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부산시는 서부산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총 218억 원의 시비를 투입하는 4단계 조성 계획을 2015년에 새로 세웠다.
하지만 사유지 보상금 지급이 2018년 말까지 늦어졌다. 2019년 뒤늦게 본격적인 정비에 돌입해 2021년 1·2단계(주차장, 산책로 정비, 강선대마당 설치)까지 사업을 진행했으나 코로나19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유원지 정비는 5년째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확보한 예산은 2억 4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반쪽 정비’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구청은 3단계 사업인 솔바람문화센터를 지은 뒤 마지막 사업 낙조관람대와 다목적소통광장 등도 추가 예산 약 18억 원을 확보해 설치할 예정이다.
사하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현재 솔바람문화센터 공사를 위한 실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솔바람문화센터를 시작으로 낙동강 하구권 관광·문화 기반이 구축돼 주민들의 문화 갈증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