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6-09-20 13:58:50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OECD 본부. 홈페이지
우리나라가 세금을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가 늘어나면서, 빈곤층을 주로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OECD 통계인 2023년 기준 한국의 세전소득(시장소득)과 세후소득(가처분소득) 지니계수 개선율은 17.6%로 통계가 발표된 OECD 29개국 중 28위였다. 이는 29개국 평균(34.4%)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경제 지표로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이라는 의미다.
이번 통계는 세전소득과 세금을 뗀후 소득재분배 정책을 거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를 비교해 계산했다.
한국은 세전과 세후 순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2023년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92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평등했다.
그러나 세금을 떼고 연금·수당을 더한 가처분소득으로 지니계수를 평가하니 0.323로, 22위로 떨어졌다. 이에 따른 개선율이 17.6%인 것이다.
2023년 개선율 1위는 슬로바키아로 48.3%였다.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413이었는데, 0.213으로 개선됐다.
그 뒤로는 벨기에(47.7%) 핀란드(47.2%) 체코(43.5%) 등 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채웠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조세제도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 역할이 미흡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최신 개선율 통계도 큰 변동이 없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상 최신인 2024년 개선율은 18.5%로, 2023년(17.6%)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는 시장소득 지니계수가 0.392에서 0.399로 더 불평등해지는 동안,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23에서 0.325로 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은 고령층에서 세금·복지제도의 개선효과가 더 부진했다. 개선율은 18∼65세는 13.7%로 29개 회원국 중 27위였지만, 66세 이상 고령층은 29.6%로 28위였다. OECD 평균은 각각 24.8%, 57.1%였다.
유럽은 은퇴 후 시장소득이 사실상 없는 대신 공적연금이 소득을 대체하는 구조지만, 한국은 고령층이 계속 일을 하는 구조에서 나타나는 차이로 풀이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보편적 복지가 너무 빨리 들어와 맞춤형·선택적 복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양극화를 개선하려면 저소득층을 선별해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를 당분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