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긴 가운데 국내외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한진해운 선원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 오너가(家)에서 처음으로 4일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한진해운 해상연합 노동조합은 3일 오후 1시30분을 기해 전남 여수 세존도 남쪽 40㎞ 공해 상을 지나던 5300TEU급 컨테이너 선 한진 파리호와 18만t급 벌크선 한진 리자오호에서 동시에 해상 시위를 벌였다. 한진톈진호, 한진화이트호 등 4척은 서해 흑산도·홍도 인근 공해상에서 각각 해상 시위에 동참했다.
지난달 1일 법정관리 개시 이후 한 달 넘게 육지를 밟지 못한 채 공해 상을 떠돌고 있는 이들 선원들은 갑판에 서서 '생존권 보장하라' '위기의 해운업 우리가 지킨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요한 위원장 등 한진해운 노조 간부 4명도 이날 오전 11시 전남 여수 돌산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출항, 2시간 30분 만에 이들과 조우했다. '생존권 사수'라고 적힌 검은색 머리띠를 두른 간부들은 한진 파리호 등 대형 선박 곁으로 접근해 손을 흔들고 구호를 함께 외쳤다.
특히 이날 해상시위에는 멀리 중국 옌티안 인근 해상의 한진 로테르담호와 태평양을 항해 중인 한진 시애틀호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한진 시애틀호 선원들은 한진해운 살리기 성금 미화 3000달러를 즉석에서 모으기도 했다.
한진해운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해운에 무지한 정책당국자들의 의사·행위와 한진해운 대주주의 책임 회피로 한국 해운업이 위기를 맞았다"고 한탄했다. 이어 "전 세계 해양을 거미줄처럼 누비며 물류 최일선을 지켜야 할 선박들은 무기한 대기 상태로 정지해 있다"며 "한진해운 회생 위한 정부지원, 선원 생존권 및 고용권 보장, 한진해운 사태 책임자 처벌 등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진 기자 jin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