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7-09 14:03:45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하지 못하고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체를 놓고 봐도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적자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평균 추청치)는 1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로 전환했다. 최근 추정치를 업데이트한 증권사들은 적자 규모를 2000억~3000억 원대로 보고 있어 ‘어닝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실적 부진은 BMW와 스텔란티스 등 주력 고객사로 향하는 배터리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중·소형차에 집중되면서 주로 대형 차량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SDI는 큰 수혜를 입지 못했다. 미국 스텔란티스와 만든 합작사 넥스트에너지 공장 역시 판매 부진 속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올해 실적을 지지해 줄 것으로 전망했던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은 미국 수출 물량이 관세 불확실성에 노출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었다.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 역시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성SDI의 글로벌 시장(중국 제외)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은 7.7%로 4위였다. 지난해 점유율 10.6%에서 2.9%P 빠지며 BYD(7.2%)와 파나소닉(6.9%)에 추격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내려 잡고 있다. 이날 DB증권은 목표주가를 29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현대차증권은 24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다올증권은 24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1조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주가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삼성SDI는 이날 낮 12시 기준 전날보다 2.86% 하락한 1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SDI의 부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DB증권과 현대차증권, 다올증권은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삼성SDI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적자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회복에 적어도 2개 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