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주장 김현수(32)와 내야수 오지환(30)이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LG 구단의 "오해로 생긴 일"이라고 해명에도 야구팬들의 반응은 심상찮다.
사인 훔치기 논란 상황은 2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 SK 와이번스전에서 발생했다. 김현수는 LG가 13-3으로 앞선 7회 초 공격 1사 1루 기회에서 SK 이태양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그라운드를 돈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논란은 이때 발생했다. 오지환이 덕아웃에 들어와 김현수를 향해 "사인 잘 봤어. 사인 잘 봤어"라는 말을 했고, 이 말은 더그아웃을 찍던 중계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방송됐다. 김현수는 카메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옆에 있던 오지환은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1루에 있던 오지환이 타자 김현수에게 상대 팀 배터리의 사인을 훔쳐 알려준 것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LG는 사인 훔치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LG 관계자는 29일 "선수들에게 해당 상황을 물어봤는데, 사인 훔치기에 관한 대화 내용이 아니었다"며 "김현수가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면서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만큼 격한 환영을 자제하라고 사인을 보낸 것인데, 이와 관련된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LG 관계자는 "오지환의 멘트가 있는 짧은 영상 부분이 아니라 전체 영상을 본다면, 김현수의 홈런 이후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달라진 것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LG는 무려 23개의 안타를 집중하며 24-7로 대승을 거뒀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