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 선수단 오클랜드, ‘남미 강호’ 보카와 기적의 무승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교사 겸업 선수 동점골 1-1 비겨
뉴질랜드 대표 담대한 도전 마쳐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6-25 18:06:05

오클랜드 시티 선수들이 25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보카 주니어스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클랜드 시티 선수들이 25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보카 주니어스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약체’ 팀의 반란이 벌어졌다. 그것도 전문 프로 선수들이 아닌 생업을 겸한 선수들이 남미의 강호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기적의 무승부를 이뤘다.

뉴질랜드 대표인 오클랜드 시티 FC가 25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보카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귀중한 승점 1을 따냈다.

오클랜드 시티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 클럽 중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

선수 대부분이 전업 축구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혹은 세미프로 선수이다. 교사, 학생, 제약회사 직원, 배달부, 부동산 중개인 등 생업을 가진 선수들은 연차를 내고 클럽 월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클랜드 시티는 총상금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에 달하는 초호화 대회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작은 구단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독일), 벤피카(포르투갈),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등 세계적인 빅클럽들과 조별리그 C조에서 당당히 겨뤘다.

1, 2차전은 힘겨웠다. 뮌헨에 0-10, 벤피카엔 0-6으로 득점 없이 크게 졌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었다. 오클랜드 시티는 보카와의 3차전 때 오세아니아 챔피언의 자부심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고, 이번 대회 첫 골과 함께 귀중한 승점을 따내며 담대한 도전을 마무리했다.

오클랜드 시티는 전반 26분 골키퍼 네이선 개로우의 자책골로 실점했을 때만 해도 무득점 대패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클랜드 시티는 몸을 날리는 필사적인 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보카 주니어스가 쉴 새 없이 날린 슈팅은 골대를 맞거나 개로우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0-1로 마친 오클랜드 시티는 후반 6분 이변을 일으켰다. 오클랜드 수비수 크리스천 그레이가 팀 동료 제르손 라고스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승점 1점을 획득하는 소중한 골이었다.

이날 보카 주니어스는 슈팅 40개를 날렸다. 오클랜드 시티의 슈팅은 3개에 불과했고, 걷어내기는 71회나 기록했다.

본업이 체육 교사인 그레이는 경기 뒤 “우린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존하는, 돈이 많지 않은 구단이다. (무승부로) 모두가 행복한 것이 기쁘다”면서 “한 달 동안 과제들이 쌓여있다. 곧 방학이 시작하는 건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카 주니어스는 이날 승리했다면, 뮌헨과 벤피카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폴 포사 오클랜드 시티 감독은 “보카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은 사과한다”면서 “이번 무승부로 우리의 자부심과 평판을 조금은 회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르투갈 벤피카가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물리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벤피카는 2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전반 13분 터진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의 골을 끝까지 지켜 뮌헨에 1-0으로 이겼다. 2승 1무의 벤피카는 조 1위로, 2승 뒤 첫 패를 당한 뮌헨은 2위로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