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6-25 09:00:00
부산에서 활동하는 사진 그룹 ‘사진나무숲’이 로컬리티(지역성)와 크리에이티브(창조성)를 모토로, 지역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문화를 탐구하는 사진 축제 ‘부산그라피(BUSANGRAPHIE) 2025:도시-CITY’를 처음으로 연다. 오는 26일부터 7월 15일까지 부산 연제구 부산교대 한새갤러리 전관(1~5전시실)과 금정구 스페이스포포에서 열릴 이번 전시는 주제전과 3개의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33명의 사진작가가 약 200점을 선보인다.
이계영 부산그라피 2025 예술감독은 “부산에서 사진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지는 책무랄까, 뭔가 부산에 보탬 되는 일을 해 보자고 시작한 게 부산을 기록하는 작업이었다”면서 “그동안 ‘부산의 포구’ ‘낭만부산’ ‘서브웨이’ ‘원도심’ ‘부산, 도시의 일상’ 등의 전시를 개최하면서 전시뿐 아니라 아카이빙 역할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좀 더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사진나무숲 회원뿐 아니라 더 많은 작가가 함께할 수 있도록 ‘부산그라피’라는 타이틀을 새로 내걸었다. 부산이라는 지역성도 살리고, 부산에서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도 발굴한다는 의미도 포함했다. 지금까지도 이들은 1~2년에 걸쳐서 부산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2년에 한 번씩 여는 비엔날레 행사로 정례화하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진 축제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이나 일본 ‘교토그라피’처럼 우리도 부산이라는 지역성을 다양하게 살릴 방법으로써 사진을 떠올렸습니다. 그라피라고 제목을 굳이 단 이유는 사진으로만 한정 짓지 않고, 영상, 시각예술 등도 함께 뭔가를 만들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메인 전시인 주제전(한새갤러리 2·4·5전시실)은 부산의 초상 사진 작업을 통해서 해양도시 부산의 가능성을 말하고자 한다. 해양도시 부산의 초상을 △부산의 역사 △부산의 자연·환경 △부산의 구조 △부산의 라이프·인물 등 네 영역으로 세분해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연다. 올해 주제전 참여 작가는 강동열, 김귀선, 김지백, 나홍렬, 박보경, 배대석, 백종현, 양미용, 양수경, 원상혁, 우혜선, 윤민효, 윤숙현, 이수우, 차옥경, 차철욱, 최분이, 최성희, 추점자, 하진수, 허남재, 허선중 등이다. 배대석은 유엔기념공원을 1년 반 정도 촬영했으며, 백종현은 서낙동강 한가운데 있는 중사도를 찍고 있다. 우혜선은 도시의 소비 구조를 보여주고, 최성희는 원자력 등 전기의 혜택과 불안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지백은 기억과 맞닥뜨리는 장소성을 부각하고, 윤숙현은 반려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기호와 취향을 포착한다.
특별전1(한새갤러리 제1·2전시실)은 ‘도시’를 주제로 꾸준히 작업해 온 국내 작가 7인을 초빙했다. 참여 작가는 권해일, 노형주, 손동환, 정명식, 조준백, 최상룡, 황성윤이다.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여준다. 이 중 정명식은 국가유산청 소속 대목수이자 사진작가로, 경복궁을 비롯한 궁궐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노형주의 ‘낯선 빛으로 본 하야리아’는 적외선 필름의 낯선 빛 이미지를 통해 부산의 서글픈 현대사를 예술로 재해석하고 있다. 오래전에 작업해 놓은 것들인데 이번에 새로 발굴했다.
특별전2(한새갤러리 제3전시실)는 김민주·차철욱 공동 기획으로 부산의 전통예술인 ‘동래야류’와 관련한 기록과 영상작업물을 전시한다. 사진나무숲 구성원 7인이 1년 반 동안 기록했다. 특별전3(갤러리 스페이스포포)은 사진나무숲 구성원 2인(이장희 정순민)과 외부 작가(울산 김남효)와 협업한 전시로 ‘도시의 일상’을 선보인다.
오프닝 행사는 28일 오후 4시 부산교대 한새갤러리 3층 5전시실에서 열린다. 부산교대 한새갤러리는 전시 기간 중 휴관이 없고, 스페이스포포는 월요일 쉰다. 관람 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