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4-12-24 10:30:42
거제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탈수 상태에 빠진 푸른바다거북이 부산의 해양 생물 전문 기관에 긴급 구조됐다.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은 최근 경남 거제시 이수도 인근 해상에서 그물에 걸린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24일 밝혔다. 구조 당시 거북은 탈수와 탈진 상태였으며, 배갑과 등갑에서 감염 증상을 보여 긴급 치료가 필요했다.
구조된 거북은 해양 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인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졌다. 아쿠아리스트들은 거북이 도착한 즉시 48시간 동안 재수화 치료를 진행하고, 혈액 검사와 분변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분변 검사에서는 다량의 플라스틱 이물질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플라스틱 로프, 낚싯줄, 비닐 등은 장에 가스를 차게 하거나 장 협착을 유발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바다거북은 부산 아쿠아리움 직원들의 세심한 보살핌과 고영양식 제공 덕분에 상태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쿠아리움 측은 향후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한 뒤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자연 방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 아쿠아리움 김동현 해양생물전시팀 대리는 “구조 당시 기력이 없던 바다거북이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다. 해양 쓰레기를 배변하는 모습을 보며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위험에 처한 해양생물을 돕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씨라이프 부산은 2001년부터 본사 멀린그룹과 협력해 총 37마리의 해양생물을 구조·치료했다. 지금까지 구조된 생물은 바다거북 19마리, 상괭이 12마리, 고래 4마리, 잔점박이물범 2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