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 2024-12-24 15:07:20
비트코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악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주일 새 하락 폭이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단기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오히려 매수 기회란 분석도 나온다.
24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1억 4213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1억 4219만 원에 거래됐다.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9만 4440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장중에는 9만 2000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10만 4000달러와 비교하면 10% 넘게 빠진 가격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지난 일주일간 낙폭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대치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 이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8일에는 사흘 연속 최고가를 다시 썼고, 사상 처음으로 가격이 10만 835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8일(현지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른바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선호)’ 발언 이후 비트코인은 10만 달러가 붕괴됐다.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전망치보다 줄여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특히 파월 의장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공약에 대해선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자산투자 업계에선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자산 중개업체 팰컨엑스 데이비드 로원트 연구 책임자는 “(장기적인) 상승 궤적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가격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금) 유동성이 낮은 환경이 더 큰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선 6억 7180만 달러(한화 약 9740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20일에도 2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다만 그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을 겪을 시기가 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결국 장기적으론 다시 오를 것이란 분석에서다.
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 안드레 드라고시 연구 책임자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세 등 거시적인 지표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더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트코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지속적인 순풍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하락장이) 흥미로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