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문 닫는 게네랄파우제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클래식·재즈 등 살롱 음악회
이번 주말 마지막으로 폐업
문화공간 운영 어려움 재확인
‘시즌2’ 기대 응원의 목소리도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4-12-25 14:07:58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그동안 게네랄파우제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게네랄파우제는 긴 휴식의 시간을 갖습니다.” 부산 중구 신창동에 위치한 소공연장으로, 7년을 버텨온 게네랄파우제가 이번 주말 공연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며 알린 소식이다.

“게네랄파우제가 문을 닫는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덕분에 그동안 연주자들과 시민들은 행복했습니다.” “언젠가는 게네랄파우제 시즌2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게네랄파우제가 폐업한다는 소식에 아티스트, 공연장 관계자들이 들려준 말이다.

특히 부산소공연장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숙 스페이스 움 대표는 “그 힘들었던 코로나 시절 민간 소공연장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상황에도 힘을 합쳐 보자고 의기투합했고, 나름 성과도 있었는데…”라며 “문화공간을 유지하는 게 정말 힘들구나 싶고, 과연 우리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전했다.

2017년 12월 23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첫 공연 모습. 게네랄파우제 제공 2017년 12월 23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첫 공연 모습. 게네랄파우제 제공

게네랄파우제는 일주일에 2~3회, 살롱 음악회 형식의 클래식 공연뿐 아니라 재즈 공연도 자주 열던 곳으로, 피아니스트 김다은·봉직의 김지완 씨 부부가 사비를 털어 운영하던 공간이다. 2017년 12월 23일 중구 영주동 6-1에서 처음 시작해 3년을 꼬박 채운 뒤 2021년 1월 1일 지금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4년을 보냈다. 7년간 게네랄파우제 무대를 거쳐 간 뮤지션만 해도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초창기에는 아내 김다은 씨가 전면에 나서다가 출산과 자녀 양육에 전념하게 되면서 최근 몇 년간은 남편 김지완 씨가 대표로 활동했다. 공연 기획을 비롯해 관객에게 제공되는 음료와 음식을 직접 만들기도 하는 등 본업인 의사가 부업으로 느껴질 정도로 애정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게네랄파우제가 결국 자생력을 갖추는 모델이 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상업적인 부분에 대한 센스나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이걸 아쉽다고 해야 할지, 공연 씬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이 끝난 후 재즈피아니스트 민주신, 게네랄파우제 김지완(가운데) 대표, 베이시스트 박주민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은영 기자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이 끝난 후 재즈피아니스트 민주신, 게네랄파우제 김지완(가운데) 대표, 베이시스트 박주민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김은영 기자

그래도 보람도 있었다. “게네랄파우제라는 공간을 통해 팀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거나 활동을 정기적으로 이어 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김 대표는 또 “게네랄파우제를 거쳐 간 정홍일 가수가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을 때 내 일처럼 기뻤다”면서 “공간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상업적으로도 잘되는 분이 많이 나오기를, 그래서 게네랄파우제 무대에는 더 이상 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게네파우제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2월 공연 대부분은 게네랄파우제를 추억하거나 헌정하는 공연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도담 앙상블, 앙상블 참, 강혜인 퀸텟 무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도중 민주신(왼쪽)의 토크를 받아서 웃음을 터트리는 베이시스트 박주민 모습. 김은영 기자 지난 19일 게네랄파우제에서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도중 민주신(왼쪽)의 토크를 받아서 웃음을 터트리는 베이시스트 박주민 모습. 김은영 기자
지난 19일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지난 19일 열린 월간 민주신 ‘피주베주와 함께 게네랄파우제를 노래하다’ 공연 모습. 김은영 기자

지난 19일 ‘월간 민주신’ 마지막 무대로 만난 재즈 피아니스트 민주신 역시 게네랄파우제 영주동 시절부터 지금의 신창동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 함께한 인연으로 게네랄파우제를 추억했다. “서울은 월화수목금토 거의 매일 공연을 할 수 있는데 부산은 금·토요일밖에 공연 수요가 없어 목요일 공연은 엄두도 못 냅니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 ‘월간 민주신’이란 기획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도 게네랄파우제입니다. 정말 감사하고, 이런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는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꼭 게네랄파우제 시즌2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시민 관객 남세현 씨는 “집이 동래 쪽이어서 평일에는 오기가 힘들어 자주 못 왔는데 12월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달려왔다”며 김 대표와 아티스트를 위한 선물을 가져와 전달하는 따뜻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