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 15만가구 하회…'분양쇼크' 현실화 우려

미확정 물량 포함해도 16만가구 하회…2000년 이래 최저
전체 분양물량 59%는 수도권·‘쏠림’ 심화…지방 41%
지방은 부산 1만 8007, 충남 1만 3496, 경남 6611가구 순
10대 건설사 아파트 분양, 올해의 69% 수준…"장기침체 기로"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2024-12-25 11:36:20

부산 롯데호텔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롯데호텔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동산R114 제공 부동산R114 제공

내년 주요 건설사들의 민간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이 25일 기준으로 15만 가구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분양계획이 최종 확정되지 않아 통계에 미포함된 물량(1만 1000여 가구 예정)을 합쳐도 16만 가구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체적으로 통계 확인할 수 있는 2000년 이후 최저치로, ‘아파트 공급 절벽’ 현실화에 따른 시장 쇼크가 우려된다.

25일 연합뉴스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와 공동으로 25개 주요 시공사의 내년도 분양 물량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 6130가구(민간아파트 분양 기준·임대 포함)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0년(17만 2670가구)보다도 2만 6000가구 적은 수치다. 연간 분양물량은 2000년 이후 대체로 매년 20만 가구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0년과 2023년(18만 5913가구)에는 그에 못 미쳤다. 2016년 이후로만 보면 연평균 분양 물량은 26만 8601가구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모습.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체 가구 수가 1만 2032가구에 이르는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모습.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체 가구 수가 1만 2032가구에 이르는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뉴스
부동산R114 제공 부동산R114 제공

실제 분양 실적은 애초 분양 계획보다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의 내년도 실제 분양 물량은 이번 조사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통계에는 분양 계획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물량 일부(1만 1000여 가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더해도 내년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5만 7000여 가구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조사 대상인 25개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전체 민간 아파트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분양 물량은 2∼3년 이후 입주 물량이 되는데, 분양 급감에 따라 입주 물량이 줄면서 주택 공급 시장에 쇼크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 제공 부동산R114 제공

내년 예정된 분양은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8만 5840가구(59%), 지방은 6만 290가구(41%)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쏠림 현상은 올해보다 더 심화할 전망이다. 전체 분양 물량 중 수도권 비중은 2021년 40%를 저점으로, 2022년 43%, 2023년 56%, 2024년 57% 등으로 수년째 증가하는 추세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세부적으로는 △경기 5만 550가구 △서울 2만 1719가구 △ 인천 1만 3571가구 등이다. 경기(올해 7만 8625가구 분양)는 2만 8075가구 줄어들며 서울(올해 2만 6484가구)과 인천(올해 2만 1699가구)은 4765가구, 8128가구씩 줄어드는 셈이다.

지방에선 부산(1만 8007가구), 충남(1만 3496가구), 경남(6611가구) 등의 순으로 분양 물량이 많다. 그러나 강원(508가구), 경북(999가구), 광주(1294가구), 전남(1434가구) 등 일부 지역에선 분양 예정 물량이 서울의 1개 단지 규모에도 못 미쳤다.


부동산R114 제공 부동산R114 제공

월별로는 내년 1월(1만 6066가구)이 가장 많다. 올해 분양 계획이 잡혔다가 연기된 물량이 연초에 몰린 영향이다.

이어 분양 성수기로 손꼽히는 4월과 5월에 각각 1만 1163가구, 1만 1261가구 공급이 예정됐다.

이밖에 △2월 5110가구 △3월 6366가구 △6월 9665가구 △7월 4860가구 △8월 7789가구 △9월 3883가구 △10월 9703가구 △11월 4379가구 △12월 7658가구 등 1·4·5월을 제외한 달은 평균 5300여가구가 공급된다.

업체별로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올해 기준) 중 6곳의 분양물량이 올해보다 줄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3곳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1곳은 늘릴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이에 따라 10대 건설사의 전체 물량도 올해의 69%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유형별로는 재건축·리모델링 등 내년도 정비사업의 비중이 47%로 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이 대거 이미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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