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기자 si2020@busan.com | 2025-04-04 10:45:24
“(먹통사태) 사실을 알지 못한다”(3일), “원인을 모르겠다”(4일)
대한민국 주식시장 점유율 ‘20년 연속 1위’를 자화자찬하는 키움증권의 ‘먹통사태’가 이틀째 계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키움증권 트레이딩시스템(HTS·MTS)에서 매수와 매도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는 먹통 상태가 이틀째 지속되고 있지만, 원인조차 찾아내지 못하면서 ‘총체적 난국’에 부딪쳤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장 시작과 동시에 키움증권 HTS·MTS에서 모두 매수와 매도 체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전일(3일)에도 주문장애가 발생해 약 2시간 동안 거래 주문 처리가 원활하지 않았다.
매수와 매도 주문을 시도하면 화면 창에서 로딩이 진행되지만, 실제 매수나 매도는 체결되지 않는다. 또 이후 수차례 더 시도할 경우 네트워크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앱이 갑자기 종료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 키움증권은 전일 문제 발생 사실 조차 아예 몰랐다. 전일 오전 9시 10분경 사태 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한 번 확인해 보겠다”고만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해 ‘이틀째 거래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현재 일부 주문 처리가 원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면서 “원인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시스템 관리가 최악 수준에 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가 발생했는지 인지하지 못했고, 만 하루가 지나서도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시스템 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로 이번 사태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틀 내내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초 단위로 거래되는 시장에서 매수·매도 오류가 지속되고 있어 이번 사태로 회사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또 오늘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일로 평소보다 더 많은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아직까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흠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급락장과 대통령 탄핵 선고일로 인한 변동성에 대응이 불가하다면서 키움증권을 겨냥해 집단소송을 나서거나 급기야 ‘손절’하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이틀째 피해를 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고객센터에 몰려들고 있으나, 트레이딩시스템과 함께 고객센터도 먹통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