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4-10 16:11:37
국민의힘 내에서 ‘한덕수 차출’ 와일드카드가 급부상하면서 당 안팎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정 운영 경험과 경제·외교 역량에 기반한 논리이지만, 비상계엄 선포 연관 문제와 대행·총리직 사퇴 등 현실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한 대행은 앞서 측근들에게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박수영(부산 남) 의원과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한덕수 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한 대행 차출 논의가 당내 의원 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한 대행 출마 강점과 명분에 공감대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석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한 대행 차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번 조기대선의 시대정신은 ‘경제’”라며 “경제학을 전공했고 평생 경제관료로 일해왔으며,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까지 역임한 한덕수 권한대행이 최적”이라고 한 대행 차출론에 힘을 실었다.
당 지도부도 한 대행에 대한 긍정 평가를 내놓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직접 소통을 통해 통상 외교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 대행의 대응이 매우 효과적이고 적절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는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출마 시 경선 참여’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황우여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해 “당 내부 단합과 본선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참여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며 ‘한덕수 꽃가마론’에 선을 그었다. 황 위원장은 오는 14∼15일 당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난 뒤에도 한 대행이 출마할 수 있게 길을 열어두는 등 ‘경선 특례’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 고려하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당내 비판론도 적지 않다. 총리로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고 출마 시 권한대행직과 총리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차출 카드가) 거론됐다”며 “한 대행은 대선을 제대로 관리하는 쪽에 선택지가 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돕고 있는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SBS 라디오에서 “행정과 정치는 완전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보수는 자존심도 없나. 매번 바깥에서 새 인물만 찾는 기회주의적 행보를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