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5-13 16:23:27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의 계엄 관련 사과 발언을 두고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내란 극우 후보”라고 비판했다.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김 후보는 전날 처음으로 계엄 관련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은 ‘위장 사과’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당·제명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도층 확장을 꾀하는 김 후보 행보를 저지하고 민주당의 ‘내란 종식’ 당위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윤호중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김 후보는 위장 사과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부터 출당 조치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의 방법이며, 내란을 옹호·선동한 전광훈 목사와도 단호히 결별하라”고 요구했다.
6·3 조기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전날 대구 유세 직후 김 후보는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 탄핵 반대 입장을 견지하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강경 노선에서 벗어난 선회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김 후보에게는 강성 보수 이미지와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의 인연이 중도 외연 확장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중도층 흡수를 위해서는 기존의 강성 보수 이미지 탈피가 핵심 과제로 지목된 만큼, 이번 사과 발언은 중도층 확장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탄핵과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날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해 “대통령께서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전광훈이 키우고 윤석열이 밀어준 극우 내란 후보답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조승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김문수 후보는 오늘 ‘탈당하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잘라 말하고 강제 출당이나 제명도 ‘생각한 적 없다’고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후보의 발언은) 이번 대선을 내란 수괴 수호로 치르겠다는 선언”이라며 “국민에게 총칼을 겨눈 내란 수괴를 섬기겠다니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란 세력을 결집시킬 목적이라면 차라리 윤석열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 전면에 내세워라”라며 “내란 세력과 결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대가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 신속대응단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내용의 김 후보 과거 발언을 담은 ‘김문수 내란비호집’도 펴냈다. 6·3 조기대선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파면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부각하고 김 후보의 유화 기조를 견제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해당 내란비호집에는 김 후보가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해 비상계엄 사과를 거부한 사실과,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게 위헌이 아니다”(국회 노동개혁 대토론회 발언), “윤 대통령 복귀를 바랐지만 파면돼 안타깝다”(고용노동부 장관 사퇴 시 발언)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