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가 능사는 아냐… 재식·이식술로 보존 치료에 집중을”

자연 치아, 인공 치아로는 대체할 수 없어
정확한 칫솔질 등으로 충치 예방이 우선

이미 상했다면 근관치료 등 치료법 결정
청소년에겐 자가 치아 이식술 효과적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5-06-03 07:00:00

부산대치과병원 곽상원 교수는 부산대치과병원 곽상원 교수는 "자연 치아는 저작 기능, 감각, 심미성, 생체 적합성 면에서 인공 치아보다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가능한 끝까지 보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작은 사진은 충치 치료 모습.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최근 들어 ‘자연 치아를 최대한 살리자’라는 치료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자연 치아는 임플란트를 포함한 인공 치아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구강 건강을 위해서라도 자연 치아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오는 9일 치아·구강관리의 날을 앞두고 부산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곽상원 교수와 함께 자연 치아 보존·치료법을 알아본다.


■ 왜 자연 치아인가

자연 치아는 씹는 기능을 넘어 감각적·생리적·심미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치아 내부의 신경, 혈관, 인대 등 다양한 생체 조직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연 치아는 씹는 압력이나 미세한 감촉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으며, 뜨겁거나 딱딱한 자극에 반사 작용으로 반응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 기능은 인공 치아로는 대체할 수 없는 자연 치아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곽 교수는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자연 치아는 주변 잇몸과의 조화가 뛰어나 자연스러운 잇몸 라인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음식물이 끼는 현상도 적다”며 “잘 관리된 자연 치아는 수십 년간 사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연 치아를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은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한 예방이다. 특히 정확한 칫솔질은 충치와 치주질환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히 하루 몇 번 양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사나 간식 후에는 가능한 한 빠르게 이를 닦아 입안에 음식물이 남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음식물 찌꺼기는 세균 번식의 원인이 돼 충치나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도 자연 치아 보존에 큰 도움이 된다.

이미 치아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썩은 정도, 남아있는 건전한 치아 구조, 치아 뿌리의 상태, 주변 치조골의 건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흔히 ‘신경치료’라고 불리는 ‘근관치료’는 자연 치아를 보존하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감염된 치수 조직을 제거하고 치아 내부를 소독해 기능을 유지하는 데 집중된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근관 내부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치료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재감염 위험도 줄어든다. 곽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근관치료는 발치와 임플란트 의존도를 낮추고, 자연 치아를 오래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충치 치료 모습.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충치 치료 모습.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치아 재식술 등 치료법 다양

하지만 근관치료가 불가능해 치아를 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외과적인 방법이나 이식술을 통해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된다.

‘치근단 수술’은 치아 뿌리 안에 치료 도중 부러진 기구나 근관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할 때 시행된다. 잇몸 쪽에서 치아 뿌리 끝을 절개해 염증 부위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근관치료로는 접근이 어려운 깊은 부위의 감염까지 해결할 수 있다.

‘치아 재식술’은 문제가 있는 치아를 일시적으로 발치해 입 밖에서 그 부분을 치료한 뒤 치아를 다시 제자리에 심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치료로는 살리기 어려운 치아도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며, 비교적 빠르고 간단하게 진행될 수 있다. 다만 발치 과정에서 치아에 추가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자가치아이식술’은 해당 치아의 발치가 불가피한 경우 사용하지 않는 사랑니 등 다른 부위의 자연 치아를 치아 결손 부위에 옮겨 심는 치료법이다. 인공재료를 사용하지 않아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특히 치아 뿌리에 붙어 있는 치주인대가 살아 있으면 원래 치아처럼 감각과 반사 기능도 유지될 수 있다. 청소년이나 성장기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살릴 수 있는 치아라면 섣불리 발치를 결정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근관치료, 외과적 수술, 재식 및 이식술 등 다양한 보존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곽 교수는 “단순히 치아 하나를 살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기능적 편안함, 심미적 만족, 경제적 부담 완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자연 치아를 지키려는 노력은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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