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10년’ 부산, 아시아 영화 인재 요람으로

'후반 작업 워크숍'으로 올해 사업 출발
부산영상위, 아세안 영화인 20명 초청
국내 최고 스튜디오에서 체험 및 교육
FLY로 10년간 270여 명 부산과 인연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2025-06-02 14:37:39

2025 FLY 후반작업 워크숍에 참가한 아세안 국가 영화인들이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XON 스튜디오에서 차량 촬영 기술을 익히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2025 FLY 후반작업 워크숍에 참가한 아세안 국가 영화인들이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XON 스튜디오에서 차량 촬영 기술을 익히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두 번째 장편영화를 제작 중인데, 후반작업은 반드시 한국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태국의 차세대 영화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는 파티판 분타릭(35) 감독. 첫 장편 ‘솔리드 바이 더 씨’(Solid by the Seashore)로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LG 올레드 뉴커런츠상을 거머쥔 분타릭 감독은 한국에서의 엿새가 자신의 작품활동에 큰 전환기가 됐다고 밝혔다.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첫 장편 '솔리드 바이 더 씨'로 LG 올레드 뉴커런츠상을 받은 태국의 파피탄 분타릭 감독. FLY2025 후반작업 워크숍에도 참가했다. 김희돈 기자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첫 장편 '솔리드 바이 더 씨'로 LG 올레드 뉴커런츠상을 받은 태국의 파피탄 분타릭 감독. FLY2025 후반작업 워크숍에도 참가했다. 김희돈 기자

분타릭 감독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부산과 서울, 경기도 일원에서 진행된 ‘FLY 후반작업 워크숍: FLY POST LAB’에 참가한 후 태국으로 돌아갔다. FLY는 부산영상위원회가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아세안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이다. 한-아세안협력기금(AKCF)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까지 10년간(코로나 기간 3년간 미실시) 221명의 영화 인재를 배출하며 한-아세안 협력사업 중 가장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후반작업 워크숍은 2023년 베트남 달랏에서 진행된 이후 2년 만에 열린 것으로, 아세안 10개국에서 영화·영상 전문가 20명이 참가했다. 두 차례의 후반작업 워크숍까지 포함하면 270여 명의 아시아 영화인들이 FLY 사업을 통해 부산과 인연을 맺은 셈이다.

FLY2025 워크숍에 참가한 베트남의 루옹항응우옌 프로듀서 겸 감독. 웨스트월드에서 경험한 모션캡쳐 기술이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다음 작품에 응용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희돈 기자 FLY2025 워크숍에 참가한 베트남의 루옹항응우옌 프로듀서 겸 감독. 웨스트월드에서 경험한 모션캡쳐 기술이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다음 작품에 응용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희돈 기자

지난달 25일 부산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첫날인 26일 부산영상위원회가 운영하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의 주요 시설을 둘러본 후 이병원 프로듀서의 ‘후반작업 전략’ 강의를 들었다. 이병원 프로듀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2023)를 기획 프로듀싱하고 '옥수역 귀신'(2023)에는 후반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이후 수도권으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이틀간 △C-47 포스트 스튜디오 △엑스온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 센터 △웨스트월드를 차례로 방문해 구체 사례 및 체험 중심의 후반 작업 연수를 했다. C-47 포스트 스튜디오에서 후반작업의 기획과 공정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힌 참가자들은 차량 주행 장면 촬영인 ICVFX 실습과 LED 월에서의 영상 제작 기술을 체험하고 AI 기반 특수효과 구현 현장까지 폭넓은 후반 작업 과정을 경험했다.

FLY2025 후반작업 워크숍 참가자들이 지난달 29일 특수효과 전문 업체인 웨스트월드에서 모션캡쳐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김희돈 기자 FLY2025 후반작업 워크숍 참가자들이 지난달 29일 특수효과 전문 업체인 웨스트월드에서 모션캡쳐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김희돈 기자

워크숍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기록과 질문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베트남에서 온 루옹항응우옌 프로듀서 겸 감독은 “웨스트월드에서 경험한 모션캡쳐 기술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나라에는 아직 시설과 전문가가 부족하지만, 다음 작품에 첨단 기술을 응용할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아세안 10개국을 순회하며 진행한 FLY는 올해 한국에서 마지막 해 사업이 펼쳐진다. 이번에 진행된 후반작업 워크숍에 이어 아세안문화원 협업 기획전시(6월)와 ‘FLY2025’ 본 행사(9월), 그리고 11월 ‘FLY영화제’가 순차적으로 열린다.

2025 FLY 후반작업 워크숍에 참가한 아세안 국가 영화인들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 센터의 LED월을 체험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2025 FLY 후반작업 워크숍에 참가한 아세안 국가 영화인들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 센터의 LED월을 체험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부산영상위원회는 올 11월 영화의전당에서 열릴 FLY영화제에 역대 FLY 졸업생 및 강사진까지 초청, 그간의 사업 성과를 되돌아보고 격려하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 만들 구상이다.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 30주년과 함께, 부산이 아시아 영화 중심지로 성장해 온 여정을 기념하는 특별한 해”라면서 “올해 개최되는 ‘FLY2025’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결산하는 동시에 향후 더 확장된 형태로 이어질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FLY 사업이 한국,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한 아세안 영화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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