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6-19 09:00:00
바다를 살리는 작은 빗질 ‘비치코밍’(beach-combing)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개방형 한국어 지식 사전인 ‘우리말샘’에도 올라와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해변 정화’라는 말도 있지만, 비치코밍 그 자체로도 이미 정착 중이다. 부산문화재단도 2021년부터 5년째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 보존을 예술로 실천하는 비치코밍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비치코밍 행사를 21일 광안리 해변 일대에서 펼친다. ‘2025 기후 위기 탄소중립 with 비치코밍 in 광안리’ 행사이다.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오전 10시께 수영구생활문화센터에 모여서 5월 영도 중리해변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예술 작품을 만들고, 낮 12시~오후 1시엔 광안리 해변 일대에서 비치코밍을 한다. 이번에 만든 업사이클링 작품은 오는 11월 한성1918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오후엔 ‘탄소중립 실천 예술 행동’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된다. 세미나에선 백보림(시각예술 작가), 신영(해녀와바다 대표) 등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예술 행동 실천 방안, 탄소중립 시대의 창작 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사전 신청한 참가자 중에는 교육 목적으로 어린 자녀를 동반하는 학부모도 있는가 하면, 교사 등 교육청 관계자, 바다 쓰레기의 위해를 너무나도 잘 아는 항해사도 포함되고, 시각예술 작가, 장애인 등으로 다양하다.
부산문화재단 일상문화팀 서병수 차장은 “재단의 비치코밍 행사는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면서 “시민들이 수거한 플라스틱, 폐그물 등을 활용해서 업사이클링 예술 작품을 직접 만드는데 이때 지역 예술가들은 시민들의 창작을 돕고, 영도 해녀들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부산문화재단이 5년간 펼친 비치코밍 행사는 시민, 예술가, 외국인 등 참가자만 1만 8700여 명에 이르고, 장소도 이기대, 다대포, 송정, 가덕도를 비롯해 울산 간절곶, 거제도 와현, 일본 대마도 등으로 확대됐다.
부산문화재단 오재환 대표는 “비치코밍은 환경 문제를 문화예술과 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해 가는 기후 위기 실천 프로젝트”라며 “단순히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적인 참여와 꾸준한 활동으로 확산해 가는 일상적 환경 실천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비치코밍 행사 포스터는 장애 예술인 조태성 작가가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까진 업체에 의뢰해 제작했다. 조 작가는 장애 예술인 창작공간 온그루 입주예술가로 해양 쓰레기와 바다, 동물 사이의 관계를 감각적 시선으로 담아 기후 위기와 비치코밍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행사는 비가 와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전 신청은 마감했지만, 추가로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엔 재단 문의 후 참석할 수 있다. 문의 051-745-7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