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5-06-18 18:20:58
한국 풍력 산업의 공급망 기업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전시회인 ‘2025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최근 복잡한 인허가를 신속 처리하는 ‘해상풍력 특별법’이 시행되는 등 관련 산업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기업이 전시회에 모일 전망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다음 달 2~3일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2025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이하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해상풍력 공급망을 주제로 기업 전시와 컨퍼런스가 동시에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풍력산업협회가 주최하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시산업진흥회, 부산관광마이스진흥회가 후원한다.
올해 전시회에는 총 72개 기업이 참가해 120개 부스를 운영한다. 또 약 2000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BPEX(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처음 열린 전시회에는 38개 사가 참여해 50개 부스를 꾸렸으며, 118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전년 대비 모든 부문에서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공급망 기술력이 곧 해상풍력 기술력
우리나라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한 전 세계적 탄소중립 움직임에 동참해 2030년까지 14.3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5년을 남겨둔 현재 가동 설비는 2.3GW에 불과하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가 지난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만약 한국이 2030년까지 14.3GW 규모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77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87조 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해상풍력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개발 과정 창구를 일원화하는 방향을 담고 있는 ‘해상풍력특별법’을 지난 3월 공포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상풍력과 관련된 공급망 기업들의 기술력과 세계 경쟁력이 핵심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은 이 해양플랜트 사업과 관련된 공급망 기업들의 기술력이 해상풍력 사업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 시장에서 한국 공급망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주요 기업들은 풍력터빈 및 타워, 터빈 기자재,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기상관측과 관련된 기술력에 대한 설명과 전시를 진행한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개발사부터 솔루션 기업까지 다양한 공급망이 전시 기업으로 참여한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일본, 대만, 네덜란드, 스페인 등 해상풍력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자사의 기술력을 설명할 예정이다.
터빈 공급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 풍력사업을 시작해 2017년 제주 탐라해상풍력(30MW), 2019년 전북 서남해해상풍력(60MW) 그리고 2025년 제주 한림해상풍력(100MW)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국내 해상풍력 최다 공급실적 보유 기업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8MW(DS205-8MW) 풍력발전기 플랫폼을 활용해 10MW급(DS205-10MW) 풍력발전기 국제인증 획득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으로, 다음 달께 획득을 완료할 방침이다.
개발사 중 한 곳으로 참여하는 ‘바다에너지’는 2019년 6월 국내 최초로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라이다(LiDAR)를 설치하며 귀신고래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귀신고래 해상풍력은 2호와 3호가 2021년, 1호가 2022년 2월 말에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고, 2024년 7월에는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완료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계획된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 뛰어들 전망이다.
해양탐사 전문 업체 ‘지오뷰’는 2019년 필리핀에 국내 기업 최초로 해양탐사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전남 완도-제주 해저전력케이블 포설사업,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국영기업인 에퀴노르사가 울산 앞바다에서 진행한 ‘반딧불이 부유식 풍력단지’ 해양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외에도 낙월해상풍력, CIP, 뷔나 에너지, 에퀴노르, REW, SRE, LCI, 케이베츠, 전남개발공사, 대한전선 등 국내 풍력산업을 이끄는 주요 개발사 및 제조사들이 참여해 자사의 기술력을 설명할 계획이다.
■해상 풍력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시회에서는 기업들의 부스 운영뿐 아니라 국내 공급망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의 컨퍼런스도 진행된다. 다음 달 2일 컨퍼런스에서는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해상풍력 특별법의 시행령 제정’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비롯해 ‘해상풍력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체계 구축 방안’ ‘세계 해상풍력 공급망 기지로서의 한국 풍력산업의 가능성’이 다뤄진다. 김범석 제주대 풍력공학부 교수, 김윤성 에너지와공간 대표이사, 이슬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다음 달 3일에는 국내 해상 풍력의 해외 진출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아 해상풍력 산업 육성을 위한 연대 의식과 발전 방안’과 ‘대규모 해상풍력 입찰 이슈 및 신규 입찰 제도 도입 방안’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실장, 아키요시 마사루 일본풍력발전협회 회장, 천중현 대만 경제부 에너지국 국장이 해상풍력 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