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7-29 18:28:02
부산 사하구 다대포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다대포 해상풍력 발전사업(총 96MW·메가와트 규모)이 투명하고 단계적인 절차로, 주민수용성과 환경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나가며 ‘지역 상생형 해상풍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의 탄소중립과 지역 균형발전 정책, 주민 상생을 아우르는 에너지 전환 모범 사례로서 다대포 해상풍력은 신재생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29일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 코리오 제너레이션(Corio Generation)에 따르면, 다대포 해상풍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협의회는 주민·어민 대표자, 전문가,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입지 선정과 설계 타당성, 지역상생 등 핵심 이슈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
해상풍력 및 지역에너지정책 전문가인 최윤찬 박사(전 부산탄소중립지원센터장, 현 부산연구원 위촉연구위원)는 “다대포 해상풍력은 단순한 발전사업을 넘어 지역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로서 의미가 깊다”면서 “주민 수용성과 환경적 책임을 기반으로 한 이 프로젝트는 해상풍력 개발의 새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행정절차 외에도 다대포 해상풍력 사업자인 부산해상풍력(주)은 주민 요청에 따라 설명회와 보고회를 개최해 왔다. 지난 6월 20일과 23일에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사업 및 지역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사업 진행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정보 공유의 투명성도 확보했다.
풍황자원에 대한 경제성도 입증됐다. 사업 추진의 기초 조사 단계에서 위성 데이터와 함께 22개월 간의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평균 7m/s(초속 7미터) 이상의 양질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것으로 나타난 것.
최 박사는 “일부에서 제기한 4m/s 수준의 바람은 여름철의 일시적 수치를 인용한 것으로,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장기 평균값을 고려해야 한다”며 “본 사업지의 풍황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조건이며, 이는 풍력발전 단지의 경제성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환경에 대한 영향 역시 철저히 검토됐다. 2019년부터 해양환경관리법, 국제 환경·사회영향평가 기준에 따라 12개월 이상 해양환경을 조사하며 해역이용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는 해양입지, 물리, 소음, 진동, 경관, 해양생태계, 사회경제 등 모든 환경 분야별 전문 기관들의 검토를 받아 협의했다.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노력도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부산해상풍력 관계자는 “제주탐라해상풍력 사례와 같이 해양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공어초 기능을 갖춘 고정식 하부구조물을 설계에 반영했다”면서 “공사 시에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소음·저진동 방식인 석션버켓 공법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해상풍력은 다대포 해상풍력 사업 추진 해역이 해안 주거지역과 거리가 3km 이상 떨어져 저주파 및 소음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다대포 인근은 도심지역으로 환경부 기준상 이미 배경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한 지역이기 때문에 해상풍력 건설에 따른 추가 영향은 사실상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자파에 대한 주민 우려를 최소화하고자 송전선로도 전 구간 지중화 돼 설치될 예정이다.
다대포 해안 경관은 부산의 관광 자산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국내외 선진 사례를 참고해, 서부산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육성하기 위한 관광자원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그 시작으로 감천항 인근에 해상풍력 관리운영 사무소와 함께 홍보관을 건립해 주민들의 해상풍력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힘쓸 예정이다.
다대포 해상풍력은 현재 기본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주요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특히, 국산 풍력발전기 실증과 상용화를 위해 기존 96MW(12기)에서 99MW(10기)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고, 제조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부발전이 지역 기업과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해상풍력 국산 기술 자립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최윤찬 박사는 “다대포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국산 터빈 실증을 통해 기술력과 경험을 동시에 축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이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며 “부산이 재생에너지 산업의 주체를 넘어 글로벌 해양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리오가 총 96MW 규모(발전사업 허가 기준)로 추진 중인 다대포 해상풍력 사업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넘어 서부산권의 새로운 상징적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완공 시 연간 약 30만MWh(메가와트시)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해 부산시 약 1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부산 사하구 연간 전력 사용량의 70%에 해당하는 것으로, 30년생 소나무 5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탄소 감축 효과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