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접을 판” 철강업계는 ‘50% 관세 폭탄’ 유지에 당혹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업종별 영향과 반응

반도체·화장품·의약품 ‘반색’
식품 현지 생산 여부 따라 희비
“타격 업계엔 지원책 있었으면”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2025-07-31 18:27:25

한국과 미국이 31일 상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산업계는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국내 업종별로는 다소간 희비가 엇갈린다. 자동차·반도체·화장품·의약품 업계는 ‘반색’이지만 철강업계는 관세 인하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실적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먼저 자동차 업계는 현행 25%의 관세율이 15%로 낮춰졌다는 점에서 한고비 넘겼다는 분위기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 10년 가까이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해 온 한국이 그간 2.5%의 관세를 적용받던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하게 되면서 이점이 사라졌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반도체·의약품의 경우 이달 품목 관세 발표를 통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올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 감소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양국 간 추가 논의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협상에서 철강, 구리, 알루미늄의 관세율 50%는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국내 관련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2018년부터 적용받던 연간 263만t 규모의 대미 수출 무관세 쿼터가 폐지돼 관세가 0%에서 50%로 급등하면 미국 현지 기업보다 더 비싼 가격에 공급하게 돼 원론적으로는 수출을 못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식품업계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CJ제일제당과 농심 등은 주력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번 관세 협상의 영향이 미미하다. 다만 미국 물량을 100% 수출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최근 인기 있는 ‘불닭 시리즈’ 등이 15% 관세를 물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타격을 입는 업계에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