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7-31 15:54:26
부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조경태(부산 사하을),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이 나란히 8·2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각각 6선과 초선으로 체급 차이는 상당하지만 누가 됐든 본경선 진출에 실패하는 이는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 50%씩 반영한 예비경선을 거쳐 당대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뒤 다음 달 20∼21일 당원 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새 당대표를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1일부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부산에서 도전장을 내민 두 사람 중에서는 조 의원이 상대적으로 본경선 진출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는 조 의원이 11.0%로 3위, 주 의원은 8.8%로 그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전체 국민으로 확대하면 조 의원은 23.5%로 전체 후보 중 1위를, 주 의원은 4.2%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대표 자리를 둘러싼 혈투가 이제부터 시작인 만큼 최종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조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지만 한동훈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심’(한 전 대표의 의중)이 조 의원에 실려있지 않을 경우 향후 판세는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다. 후발주자로 선거에 뛰어든 주 의원은 북항 돔 야구장 설립 등 정책 행보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 지지율 반등 기회를 노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 초반 기세를 올리지 못하면 그의 도전이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직 당원과 여론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6선의 조 의원, 초선인 주 의원 중 본경선 진출에 실패하는 이는 향후 정치 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벌써 3번째 당대표 도전인 데다가 당내 최다선이라는 점에서 예비경선 문턱을 넘지 못하면 정치 생명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특히 조 의원은 높은 선수로 인해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유의미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체면을 구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 의원은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하고 정치에 입문한 지 1년여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별다른 여파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지만, 김민석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에서 쌓은 정치적 자산을 잃을 수 있다.
한편, 조사는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 여론조사심의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