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이경규 김병만. SBS 제공더욱 커진 스케일로 무장한 '정글의 법칙'이 옛 명성 되찾기에 나선다. 예능 대부 이경규가 새롭게 합류한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가 지상파 예능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이경규를 비롯해 걸그룹 멤버 유이, 정은지, 소유가 뉴질랜드 편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방송 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뜨겁다. 50대를 훌쩍 넘긴 이경규의 처절한 정글 생존기가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다.
연출을 맡은 민선홍 PD는 "그동안 선보였던 것과 다른 '정글'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던 끝에, 정글과 큰 연관성이 없는 이경규를 섭외하는게 어떨까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경규를 설득하는데 3개월 이상이 걸렸다. 숨은 조력자들이 많은데 그 분들한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경규는 정글에 다시 갈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절대 안간다. 한 번은 좋더라도 두 번 이상은 지옥"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족장 김병만은 "이경규 선배가 의외로 적응을 잘하셨다. 평소 낚시를 즐기셔서 그런지 야외 취침도 잘하시더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오기 전에는 긴장이 됐는데 막상 함께 하니까 이경규 선배한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았다" 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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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김병만. SBS 제공 |
이경규의 중학교 후배인 배우 이재윤 역시 "이경규 선배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어떻게 모셔야 되나 싶었다"며 "수발을 든다기 보다 그냥 돌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또 "함께 해 보니까 사랑이 가득한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왜 다들 이경규 선배를 어렵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성훈 역시 "수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내가 해야 할 도리라고 본다"고 이경규의 눈치를 봤다.
이날 홀로 특별히 준비된 의자에 앉으며 '왕' 대접을 받은 이경규는 "나이가 들면 재미있는 것이 점점 줄어드는데 오랜만에 후배들의 사랑도 느끼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글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별로 없을 만큼, 연예인들 사이에서 '정글의 법칙'은 묘한 매력을 지닌 현장으로 꼽힌다. 출연자들은 힘든 순간 속에서도 대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삶의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김병만은 정글의 매력에 대해 "몸은 힘들지만 식사와 수면 문제만 생각하면 되니까 오히려 편한 면이 있다"며 "도시 생활과는 다르게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정글의 법칙'을 하기 전에 한두 번 나오게 되면 중독될 거라는 담당 PD의 말을 믿지 않았는데 나중에는 정말 그렇게 됐다"고 신기해했다. 이어 "요즘에는 자꾸 시골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인기피증도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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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정은지. SBS 제공 |
에이핑크 정은지는 "처음 가는 정글이다 보니 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고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왔다"며 "주변에서 너무 잘 챙겨주셔서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의 경치가 굉장히 좋지만 이번에 간 곳은 다시 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워낙 경치가 좋아서 그걸 보면 힘든 순간을 잠시 잊게 되는 것 같다"고 전다.
2011년 첫 방송된 '정글의 법칙'은 경쟁이 치열한 금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최근 tvN '윤식당'에게 다소 밀리는 추세를 보였다. 마침 19일에는 와일드 뉴질랜드 편 첫 회와 '윤식당' 최종회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만큼 두 프로그램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 PD는 "이번 주에 방송되는 '윤식당'이 특별편이라고 들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때 나는 천운을 타고 난게 아닌가 싶다"고 웃어 넘겼다. 그는 "'정글의 법칙'을 사랑하는 고정 시청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프로그램의 색다른 면을 보여드리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또 "단순히 경쟁 프로그램과의 비교 평가 보다는 프로그램 자체가 지닌 색깔을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뉴질랜드 편은 기존 편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많다"고 자신했다.
한편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편은 오는 19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김병만, 이경규를 비롯해 강남, 유이, 정은지, 씨스타 소유, 박철민, 이재윤, 슈퍼주니어 신동, 갓세븐 마크, 마이크로닷, 김환이 출연한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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