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용수 사단 이정재와의 첫 만남 "팥빙수 배달 왔는데 느낌이 달랐다"
패션디자이너이자 영화배우로 1990년대 '스타메이커'로 불렸던 하용수 씨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69세.
패션계에 따르면 하씨는 간암 투병 중 이날 새벽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하씨는 1969년 TBC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했다. 이장호 감독이 연출한 흥행작 '별들의 고향'(1974)을 비롯해 '혈류' '물보라' '명동에서 첫사랑을' 등 15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하씨는 1974년 진태옥 디자이너 패션쇼 연출을 맡은 것을 계기로 패션계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1986년 의류업체 베이직을 세운 뒤 닉스, 클럽 모나코 등 여러 유니섹스 브랜드를 디렉팅했다.
영화 의상감독으로도 활동해 1991년 춘사영화제, 1992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의상상을 받았다.
하씨는 특히 1990년대 매니지먼트 기업 '블루오페라'를 운영하며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최민수, 이정재, 손창민, 오연수, 이미숙 등 쟁쟁한 배우들이 이른바 '하용수 사단'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정재는 하용수가 발굴한 대표적인 스타다. 과거 한 방송에서 하용수는 이정재와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이정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게에서 팥빙수 배달을 시켰다. 그때 이정재가 느낌이 좋아서 패션 화보를 찍어보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재가 카메라 앞에서 아주 기가 막혔다. 리액션이 자연스러웠고 타고난 끼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정재가 가진 소양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정재는 다른 배우가 안 가지고 있는 파안대소가 예뻤다"고 회상했다.
1997년 베이직 부도 후 한국을 떠난 하씨는 2016년 자서전 '네 멋대로 해라'를 출간하며 재기를 노렸다.
그는 지난해 1월 개봉한 영화 '천화' 주연을 맡아 23년 만에 스크린에도 복귀했으나, 결국 병세가 악화하면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미국에 체류 중인 유가족이 6일 도착하는 대로 순천향대 병원 장례식장 VIP실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8일 오전 9시, 장지는 양주시 하늘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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