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에 살충제 섞어 남편에 먹이려던 아내… 법원 "가정폭력에 오래 시달린 점 참작"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2025-01-13 15:38:45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편에게 살충제를 먹이려고 한 아내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전주지법 형사7단독은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64)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4월 임실군의 자택에서 남편 B(66) 씨가 평소 복용하는 약과 들기름 등에 살충제를 몰래 넣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B 씨는 들기름으로 밥을 비벼 먹다가 목이 따끔거리고 이상한 냄새가 나자 뱉어냈다.

범행을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은 법원과 수사기관 등에 탄원서를 내 A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수법이 악의적이고 위험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들기름 등에 넣은 살충제는 치사량에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며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가정폭력 등 부당한 대우에 장기간 노출됐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자녀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B 씨는 "마을 주민들이 낸 탄원서에서 보듯 40년간 함께 산 아내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 사실이 없다. 한쪽 말만 듣고 선처를 베푼 일방적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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