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1-15 16:05:19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치명타를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장 분열을 막고 단일대오 구도를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 체포로 의원들도 동요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지만, 당내에선 현직 대통령 체포에 따른 지지율 급등 효과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15일 윤 대통령 체포 직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복수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서 발언한 의원들은 ‘당 분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거론하며 “지금은 당내 의원 간 신경전을 벌일 때가 아니라 더욱더 뭉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 등 ‘탄핵 찬성파’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쏟아진 것과 대비된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탄핵 찬성파에 대한 비판 목소리 없이 ‘당이 흔들림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오늘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많은 의원들이 나서서 얘기하기보다 몇몇 의원들의 단일대오 강조 목소리에 대다수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며 “당의 위기가 더욱 커졌다는 점에서 의원 간 분란을 일으킬 만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초첨을 맞췄다. 권 비대위원장은 “공수처와 경찰의 헛된 공명심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금 이 순간 우리 의원들보다 국민들께서 더 황당하고 참담한 마음일 것”이라며 “야당이 공수처와 국수본을 협박한 것이다. 역사가 반드시 기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공수처에 대해 국민들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공수처는 이미 존립의 이유를 잃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대응해 결집을 다지는 모양새지만, 의원들은 동요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된 만큼 이제는 갈라서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더욱 이날 새벽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차 체포영장 집행 때보다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향후 윤 대통령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충성도도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분간 단일대오 기조를 유지하면서 여론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직 대통령의 헌정사 첫 체포인 만큼,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는 심리도 적지 않다. 원내 한 관계자는 “최근 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45%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공수처의 대통령 체포는 이 지지 심리를 한층 자극하는 셈”이라며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더욱 올라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