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비싼 케이크 [서민 물가 비상]

한 조각에 8000원대 ‘예사’
딸기 비롯 부재료 값 급등 탓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5-01-13 20:00:00

부산 한 카페에서 딸기 케이크 한 조각이 1만 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한 카페에서 딸기 케이크 한 조각이 1만 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 중구청 직원 A 씨는 최근 점심 식사 후 남포동 한 카페를 찾았다 깜짝 놀랐다. 딸기 과육이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이 8300원, 홀케이크는 4만 원이 넘었다. A 씨는 “케이크를 사 먹으려다 식당 백반 가격보다 비싸다는 생각에 지갑을 닫았다”고 말했다.

디저트였던 딸기 케이크 한 조각이 1만 원을 호가하는 ‘케이크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케이크가 고물가 시대를 상징하는 품목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광안리, 서면 등 부산 도심 카페 10여 곳을 확인한 결과 딸기 케이크 한 조각 가격이 최소 8000원대 이상이었다. 이른바 ‘시그니처’ 딸기 케이크는 한 조각에 1만 원을 훌쩍 넘겼다. 일부 카페는 케이크 가격을 기재하는 대신 ‘시가’ ‘가격 변동’으로 표시해 놓았다. 딸기 홀케이크는 4만 원을 넘는 경우도 흔하다.

케이크 가격 상승은 기후변화 등으로 겨울 딸기 가격이 급등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3일 기준 딸기 100g당 평균 가격은 2430원이다. 전년보다 36%나 뛰었다.

2주 전엔 가격이 더 높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딸기 100g당 가격은 2798원으로 평년 대비 32%까지 뛰었다. 여기에 우유, 버터, 밀가루 등 부재료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며 디저트 가격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감안해도 비싸다고 토로한다. 사상구 주민 박 모씨는 “동네 빵집서 파는 딸기 케이크도 한 판에 4만~5만 원씩 한다”며 “이젠 딸기가 고급 과일이 돼버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40대 여성은 “요즘 딸기 케이크 마케팅도 고급지고 비싼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 같다”며 “특별한 날에 사먹어야하는 음식인 것 같아 손이 안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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