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2025-01-13 18:16:36
외식 물가가 3년째 3% 넘게 오르면서 직장인이 애용하는 메뉴의 ‘런치플레이션’도 심화되고 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보다 3.1%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년(6.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3%)보다 높은 것이다.
주요 외식 메뉴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도시락 가격이 5.9%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이어 떡볶이 5.8%, 햄버거 5.4%, 김밥 5.3% 등이었다. 칼국수·치킨(각 4.8%), 냉면(4.2%), 쌀국수(4.1%) 등도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한 끼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지만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4.9%↑), 삼각김밥(3.7%) 등도 3~4%씩 올랐다.
특히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6.9% 올라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6.9% 올라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가성비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런치플레이션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 기조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의 2배를 웃돈다. 과일이 16.9% 올랐고 채소(8.1%)와 곡물(3.3%)도 상승했으나 축산물(0.7%↑)은 안정세를 보였다.
런치플레이션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 속에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더해져 주요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세가 불가피하다.
소비자의 먹거리 가격 민감도가 심화하면서 유통업계의 가성비 먹거리 경쟁도 다시 점화할 조짐을 보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가성비를 강조한 ‘어메이징 델리’와 ‘요리하다’ 브랜드로 가정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의점에선 1000원대 김밥도 등장했다. 이마트24는 시중 김밥 대비 평균 45%가량 저렴한 1900원짜리 김밥과 3600원짜리 비빔밥 간편식을 각각 출시해 초저가 먹거리 시장 선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