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신중론'에도 친윤 의원들은 각개전투

12일 국민저항권 긴급세미나
전날부터 헌재 앞 1인 릴레이 시위도
윤상현 "국회의원 총사퇴" 강경 발언
당 지도부는 민생·안보 챙기며 신중 행보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3-12 10:59:38

국민의힘 윤상현, 강승규 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강승규 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신중론을 택했지만, 정작 당내 친윤(친윤석열)계는 국민저항권 긴급세미나를 개최하고 헌법재판소 압박 릴레이 시위에 돌입하는 등 당내 '엇박 행보'가 드러나고 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저항권 긴급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기조 강연은 '탄핵 반대' 진영 일선에서 활동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맡았다. 주제는 '국민 저항권과 자유민주주의'로, 이날 세미나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각하 정당성 강조와 함께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문제점이 주로 제기됐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호선 국민대 법무대학원장은 "사법과 입법의 이름으로 자기 이익을 도모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세력들을 진압하는 통제권의 행사가 국민저항권임을 여러분들이 인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엔 나경원·추경호·김정재·김종양·구자근·이종욱·김장겸·임종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전날부터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시작으로 박대출·장동혁·박성민·김선교·이헌승·강승규 의원 등이 각각 24시간씩 헌재 앞 릴레이 시위를 나선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탄핵 인용은 애초에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탄핵안은 각하돼야 한다”며 “우리의 생각과 충정을 헌법재판관들에게 알려야 한다. 우리는 헌재 앞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고 릴레이 시위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정책 간담회 '청년의 부담, 국민의힘이 덜어드리겠습니다'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정책 간담회 '청년의 부담, 국민의힘이 덜어드리겠습니다'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 이후 “국회의원 총사퇴 결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 해산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조기 대선을 위해서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는 것은 당이나 대통령이나 국가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이 시점에선 국회의원 총사퇴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방침과 배치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이다. 우리는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이재명 세력의 내전 유도, 사회 혼란 유발에 맞서 차분하고 질서 있게 혼란을 수습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행동 거점을 국회에서 광화문 앞 광장으로 옮긴 민주당과의 차별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지금은 헌재의 시간이다. 민주당이 전방위로 헌재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휩쓸려가듯 야당과 같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차분하게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당 의원들의 헌재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은 지도부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 신중론과 강경론이 부딪히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이날 별다른 메시지 없이 민생·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취업과 등록금 문제 등 청년세대 부담 경감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선 대학원생 국가장학금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이 논의됐다. 청년 대표로는 2030 대학생, 대학원생 16명이 참여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엔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가 진행되는 수도방위사령부를 찾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 민주당과의 정면충돌보다는 민생·경제·안보에 주력하는 집권여당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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