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 절제 암환자 “28년 만에 만나 드디어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폐렴으로 온병원 입원했다 김동헌 병원장 조우
1997년 부산대병원 교수 재직 중에 수술 맡아 치료
완치 감사인사 전하려 수차례 만남 시도했으나 실패
김 병원장 “최신 수술법 다양… 암환자 재활의지 가져야”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5-03-12 15:26:10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이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7년 당시 식도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진행한 김진동 씨를 28년 만에 조우했다. 김 병원장이 김 씨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온병원 제공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이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7년 당시 식도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진행한 김진동 씨를 28년 만에 조우했다. 김 병원장이 김 씨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온병원 제공

1997년 식도암으로 식도절제 대수술을 받은 뒤 완쾌한 70대가 최근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8년 만에 당시 집도의를 조우했다. 집도의는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2019년 3월 온병원그룹(이하 온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동헌 병원장이다. 28년 만에 김 병원장을 만난 환자는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온병원에 따르면 부산 남구에 거주 중인 김진동(79) 씨는 지난 달 하순 호흡곤란과 기침 등의 증상으로 부산 온병원 통합내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김 씨는 폐렴과 흉막염으로 입원해야 했다. 입원 후 치료를 받던 중 김 씨는 김 병원장이 28년 전 식도암으로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구해준 40대 교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주치의인 유 홍 처장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유 처장으로부터 김 씨의 이야기를 건네 들은 김 원장은 곧바로 병실로 달려가 김 씨와 짧은 회포를 풀고 건강 상태부터 확인했다.

김 병원장은 28년 전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김 병원장에 따르면 김 씨는 1997년 음식이 내려가다 식도에 걸리는 증상과 소화불량, 체조 감소 등의 증세로 부산대병원을 찾았다가 수술이 까다롭고 사망률이 높은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식도의 하부에 근육층까지 침범되어 있었다. 식도 주위 임파선은 물론 위 주위 임파선, 경부 식도에서 위 상부를 모두 절제한 뒤 경부 식도에 남은 위를 이용해 식도처럼 관을 만들어 연결하는 대수술이 필요했다. 수술의 예후를 장담하기 어려웠으나 김 씨는 큰 수술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암에서 해방됐다. 당시 집도의가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 병원장이었다.

김 씨는 수술 후 10년이 지나 완쾌되면서 식도암의 공포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김 씨는 자신을 회복시켜준 김 병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수차례 부산대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이 개인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 김 씨는 퇴원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병실에서 김 병원장을 만나 눈물을 흘리면서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김 병원장은 앞으로도 식도암 등에 대해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김 씨는 폐렴과 흉막염 증세가 호전돼 지난 11일 온병원을 퇴원했다.

김 병원장은 “식도암의 경우 식도를 제거하고 식도와 위 또는 장을 연결하는 복잡한 수술이 필요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고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다”며 28년 만에 만나게 된 김 씨 사례가 수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가기를 바랐다.

김 원장은 “최근에는 조기 식도암 혹은 조기 위암이 많이 발견되고, 위의 상부에 암이 생긴 환자라도 위의 상부만 제거하고 하부를 살려서 위의 기능 일부라도 보존하려는 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며 “복강경이나 흉강경, 로봇을 이용한 최신 수술법이 끊임없이 시도되면서 위 식도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어 재활 의지를 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이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7년 당시 식도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진행한 김진동 씨를 28년 만에 조우했다. 김 병원장이 김 씨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온병원 제공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이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7년 당시 식도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진행한 김진동 씨를 28년 만에 조우했다. 김 병원장이 김 씨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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