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2025-04-22 10:10:02
18일간의 열정 무대가 펼쳐진 제43회 부산연극제가 막을 내렸다. 부산연극협회는 지난 20일 부산 남구 부산예술회관에서 폐막식을 갖고 단체상과 개인상 등 10개 부문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단체상인 새 연극상은 극예술실험집단 초의 ‘꽃피는 정거장’과 극단 따뜻한사람의 ‘바람을 일으키는 작은 손, 부채’에 돌아갔다. 대표적인 청년 극단에서 무대에 올린 두 작품은 개인상까지 휩쓸면서 이번 43회 부산연극제가 낳은 성과로 평가받게 됐다.
‘꽃피는 정거장’을 연출한 극예술실험집단 초의 김동규 대표는 우수 연출상을, 조명을 담당한 이하슬 단원은 우수 무대기술상을 받았다. 이어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우수 연기상까지 주어졌다.
새 연극상에 나란히 호명된 극단 따뜻한사람의 ‘바람을 일으키는 작은 손, 부채’ 역시 우수 무대예술상(김유리라)과 출연 배우 전체가 우수 연기상을 동시에 받았다. 원래 우수 연기상은 개인 3명을 대상으로 시상하려고 했다. 하지만 심사 위원단은 특정 배우 한 명을 지목하지 않고 위 두 작품에 출연한 배우 모두를 대상으로 시상했다.
우수 연기상 3명 중 유일하게 개인에게 주어진 상은 예술집단 하우의 ‘그곳_chapter1. 오래된 집의 회전목마’에 출연한 김아름 배우가 차지했다. 하우의 대표로, 희곡과 연출에 이어 무대 연기까지 했던 김아름 배우는 “단원 모두가 역할을 잘해줘 배우의 연기가 눈에 띈 것인 만큼 개인이 아니라 우리 극단에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체상인 새 연극상에는 상장 및 상패와 상금 300만 원, 개인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올해 부산연극제는 대상에 해당하는 최우수 작품상(단체)을 배출하지 못했다. 강인정 심사위원은 총평을 통해 “시대정신을 담아내기보다 익숙한 형식과 안전한 틀 속에 머물려 했다”고 아쉬워하며 “부산이 연극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불확실성과 낯섦을 과감히 끌어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하와 감사로 떠들썩하던 행사장은 심사평이 이어지는 순간 숙연해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제43회 부산연극제에는 모두 5개 섹션에서 14작품(시민경연대회 참가 10작품 제외)이 무대에 올랐다. 시민과 연극인을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10개가 진행됐다. 참여 연극인은 모두 460명이며, 무료 관객 포함 약 3000명이 관람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콘텐츠 조회는 약 7만 4400뷰를 기록했다. 부산연극협회 이정남 회장은 “부산 연극의 현주소와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연극이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