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낮은 청중에게 미술관은 계속 말을 걸어야 합니다.” [루프 랩 부산 포럼]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5-04-28 15:58:13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은영 기자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은영 기자

“미술관은 대중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관심도가 가장 낮은 관람객에게 우리 미술관은 말을 걸어야 합니다. 현대미술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득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관심을 전환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삶에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전문가 수준의 관람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오히려 수월한 편입니다.”

지난 23~25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열린 ‘BMA 미래미술관 포럼’ 참석차 부산을 찾은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는 현대의 미술관 역할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BMA 미래미술관 포럼’은 디지털·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 연계 행사로 같은 기간에 열렸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소재한 미래미술관은 2022년 2월 22일 개관했다. 브렌단은 개관 3년 전인 2019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하면서 개관을 담당했다. 놀랍게도 두바이 미래미술관에는 큐레이터(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단 1명뿐이라고 한다.

“제가 채용되었을 때 임무는 어떤 종류의 작품을 전시할지 정하고, 협업할 디자이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모든 전시와 전반적인 방문객 경험, 브랜딩과 관련된 몇 가지 창의적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맡습니다. 미술관이 어떤 경험을 해 줄 것인지, 그리고 모든 콘텐츠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은영 기자 두바이 미래미술관 브렌단 멕케트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은영 기자

그에 따르면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대개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째가 전문가 관객, 그다음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매우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관객, 마지막 세 번째는 간신히 주의를 기울이는 관객, 즉 그냥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거나 누군가 데려온 관객이다. 그는 마지막 3단계 사람들과 많이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단계 사람들이 미술(관)에 관심을 두게 된다면 미술관은 그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예술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데 가장 강력하며, 저는 그 메시지가 가능한 한 많은 관람객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미술관은 그것을 사명으로 삼아야 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현재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전면 개관과는 분명히 다르지만, 일단 재개관하고 난 뒤에는 뭔가를 바꾸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만큼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잠시 멈춰서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반영해서 다시 오픈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사실 우리 역할이 무엇인지, 왜 그것을 하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럴 때 잠시 멈추는 순간은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이것은 비단 부산시립미술관에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현재 부산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부산콘서트홀 개관, 낙동아트센터 준공 등으로 공연 생태계 전반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의 발언은 기본에 충실하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이해됐다. “관람객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 또한 계속 변하고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급변한 사회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이전 세기에 있었던 관점을 고수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어떻게 쇄신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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