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05-20 17:37:26
부산 대표 국립대인 부산대학교 축제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 부산대는 줄어든 예산 속에서도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인기 가수 섭외 불발이 예산 축소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20일 부산대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부산대 축제 ‘대동제’ 예산(부가세 불포함)이 3억 원에서 1억 9800만 원으로 줄었다. 당초 편성했던 예산보다 1억 원 이상 축소됐다. 3억 300만 원이었던 지난해 대동제 예산과 비교해서도 줄었다.
축제를 주관하는 부산대 총학생회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예산 감축 사실을 밝히며 “부산대 학생들도 수도권 학생들만큼 물리적 어려움 없이 대중문화를 즐길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며 “과도한 예산 사용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결과 예산을 줄여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학내에서는 당초 계획과 달리 축제에 인기 연예인 섭외가 어려워지면서 예산 축소가 불가피했다는 뒷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돌 가수 섭외는 대학 축제의 관행이 됐는데, 인기 가수들이 서울과 거리가 먼 지역 대학을 외면하면서 축제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섭외비 편성이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부산대 학생처 등에 따르면 당초 부산대도 인기 가수를 섭외를 시도했으나 섭외에 응한 가수가 없었다.
조달청에 낸 용역 입찰 공고에 따르면 부산 지역 대학의 축제비는 2억 원에 육박한다. 부경대는 1억 9090만 원, 경성대는 1억 8300만 원을 축제에 투입한다.
부산대 학생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열리는 콘서트 등에 쉽게 가기 어려운 부산 학생들이 문화적 격차를 느끼지 않도록 축제를 구성하려 했으나 대부분의 기획사에서 지리적 거리 등을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며 “수도권에 비해 높은 4000만~6000만 원대 출연료를 제시해도 오겠다고 하는 팀이 없어 지역 대학생 입장에서는 아쉽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예산은 축소됐지만 학생 중심의 콘텐츠로 축제를 풍성하게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 학생과 관계자는 “비록 예산은 1억 이상 줄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동아리 공연을 예년보다 풍성하게 구성하고 학생들의 사연을 담은 라디오를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하는 등 학생 중심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