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낸 현대로템…‘매출 절벽’ 우려 넘을까

1분기 영업이익 2000억 원대 ‘분기 최대’
폴란드 수출 K2 전차 2차 계약 1년 지연
“생산 스케줄 조절로 공백 최소화” 자신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2025-05-19 14:06:51


현대로템이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1분기부터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마냥 축포를 터뜨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효자 노릇을 한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이 1년 가까이 지연되며 ‘매출 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외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현대로템은 계약 지연 요인인 폴란드 내부 문제가 해결되고 있어 실적엔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4%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1867억 원을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디펜스(방산) 부문에서 수출 물량이 증가한 데다가 레일솔루션 부문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현대로템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적 일등 공신인 폴란드 K2 수출 1차 계약분이 올해 안에 납품을 마무리 짓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안에 2차 계약분 생산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맺은 뒤 같은 해 1차 계약으로 180대 계약을 완료했다. 이후 일부 물량의 현지 생산 조건이 포함된 180대(9조 원) 규모의 2차 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지 생산을 담당할 협력사를 정하는 문제가 폴란드 내부 사정으로 지연되며 1년 가까이 계약에서 진전을 보지 못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로템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폴란드 2차 계약지연 요인이 해소됐고 하반기 매출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폴란드의 요구 납품 시점에 맞춰 생산 스케줄 조절을 통해 1차 계약 납품 종료 이후 2차 계약 물량 생산이 시작돼 디펜스솔루션 부문의 수출 매출 공백도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외에 다른 국가로 수출을 확대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이 루마니아 300대 신차 도입 수주전에 참여하는 정도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각국이 전차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슬로바키아(104대), 페루(200대), 사우디(700대), 모로코(400대), 인도(1770대)까지 추가되며 수주 포텐셜(잠재력)이 확대됐다”며 “글로벌 전차 시장에서 에이브람스(미국), 레오파르트(독일), K2(한국) 삼파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납기와 가성비를 갖춘 K2 전차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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