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5-19 18:24:5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가 매섭다. 시즌 초반에만 잘한다는 ‘봄데’라는 비아냥거림도 올해는 없다. 지고 있어도 경기를 뒤집어 승리할 것이란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롯데는 지난 17~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클래식시리즈에서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공동 2위(28승 2무 18패·승률 0.609)에 올랐다. 롯데의 승패 차가 10경기 이상인 건 2023년 5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26승 16패)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롯데는 내친김에 1위를 넘볼 기세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롯데와 리그 1위인 LG 트윈스(30승 16패·승률 0.652)의 격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롯데 상승세의 주된 원인은 타력에 있다. 18일 현재 롯데의 팀 타율은 0.285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LG(0.266·타율 3위)보다 높다. 안타 수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469개를 때려내며 LG(403개·3위)보다 많다. 홈런 수는 28개로 SSG와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소총부대의 매운 맛을 상대 팀들에게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롯데의 타력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근거는 투수력에서도 알 수 있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45로 리그 7위에 처져 있다. 이 부분 1위인 한화 이글스(3.24)에 비하면 마운드가 허술하다. 이 같은 약한 마운드를 가지고도 롯데는 중간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막강한 타력 덕분이다. 17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역전승한 것만 봐도 그렇다. 롯데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0-5로 지고 있다가 7-5로 역전승했다. 요즘 롯데는 웬만큼 지고 있어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 확산됐다.
롯데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별로 없는 점도 작용한다. 전민재와 황성빈 등 주력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져도 이 자리를 이호준, 한태양, 장두성 등이 훌륭히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가 현재까지 100타석 이상의 타석에 선 선수 중 3할대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5명이나 된다. 선두 LG는 3명이고, 공동 2위인 한화에는 2명에 불과하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적다 보니 경기마다 선수들의 집중력 또한 높아지면서 쉽게 승부를 내주는 경우는 최근 드물다.
롯데는 상승세에 힘입어 1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 승률이 6할이 넘는 팀들끼리 간격을 좁힐 가장 좋은 방법은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기회가 왔다. 롯데는 20~22일 사직구장에서 LG와 주중 3연전을 펼친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20일 LG전에 윤성빈을 선발로 예고했다. 2017년 롯데에 1차 지명된 유망주 출신의 윤성빈은 1군 무대에서 통산 2승 7패, 평균자책점 7.47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퓨처스(2군) 리그에서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2.11로 호투를 펼쳤고, 5선발 자리에서 기회를 얻게 됐다.
선발 로테이션으로 보면 윤성빈이 출격한 이후 나균안(21일)-박세웅(22일)을 차례로 마운드에 나선다.
이에 맞서는 LG는 kt 위즈와 주말 3연전에서 1승 2패로 밀리며 고전했다. LG의 주중 3연전 선발 투수 순서는 송승기-임찬규-손주영이다.
개막 2연전에서 LG에 2연패 하며 불안하게 올 시즌을 출발했던 롯데가 아니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1위 등극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