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 2025-05-25 18:04:42
12만 달러(한화 약 1억 6415만 원)선을 넘봤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8000달러(약 1억 4640만 원)대로 꼬꾸라졌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재점화 조짐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찬물을 끼얹었다.
2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23% 하락한 10만 8271달러(약 1억 48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사상 처음 11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달러화 기준 1월 20일 이후 4개월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전날에는 한때 11만 9900달러(약 1억 6400만 원)까지 치솟아 12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텍사스주 하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 가능한 법안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고객들의 비트코인 구매를 허용하면서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상원은 지난 19일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를 통과시킨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지만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인정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인식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EU)에 대해 내달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전쟁이 유럽에서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비트코인 정책이 지속되고,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으로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재료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기관 수요 현황을 나타내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유입량이 확대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샌티멘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최근 5주 동안 총 66억 3000만 달러(약 9조 1261억 원)가 순유입됐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무디스의 미국 정부 신용등급 하향 이후 시장 일각에서 대체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확대돼 양호한 성과를 시현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 스트레티지처럼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전문 투자회사 스트레티지는 전 세계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은 57만 623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