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4-08-20 14:53:17
콘텐츠 업계에서 ‘워맨스’가 뜨고 있다. 워맨스는 여성을 뜻하는 ‘우먼’과 사랑을 의미하는 ‘로맨스’를 합친 신조어. 최근 인기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선 여자 출연자 사이의 진한 우정과 유대를 담은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 드라마 ‘굿 파트너’의 주역은 장나라와 남지현이다. 이 작품은 17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와 신입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오피스물이다. 시청자 공감을 얻는 현실 반영 에피소드와 더불어 두 주연의 찰떡 연기 호흡이 인기 요소로 꼽히고 있다. 시청자 사이에선 이성적인 차은경과 감정이 앞서는 한유리가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는 “보는 재미와 공감을 함께 전한다”는 평이 많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시청률 7%대로 출발했는데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넘은 데 이어 최신 회차인 7회에선 17.7%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크린에서도 워맨스를 볼 수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빅토리’는 치어리딩에 도전하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춤에 울고 웃는 청춘들의 열정과 여고생들의 밝은 감성이 영화에 가득 담겼다. 배우 이혜리, 박세완의 ‘진짜 친구’ 같은 연기는 작품의 현실성을 더한다. 여기에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등이 가세해 풋풋한 우정을 담은 워맨스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경남 거제에서 촬영된 덕분에 푸른 풍광이 가득 담겨 출연진의 호흡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도 주목할 만하다. 여배우들이 어촌에서 일하며 제철 밥상을 해 먹는 프로그램이다. 염정아, 안은진, 박준면은 남해와 동해 등에서 푸근하고 열정적인 워맨스를 선보인다. 그간 리얼리티 체험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로 남성 출연자들이 중심에서 활약하고, 여성 출연자가 게스트로 나섰던 것과는 다르다. 방송인 덱스가 세 사람과 함께 작품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황정민, 박해진 등은 게스트로 출연해 ‘언니들’과 예능 호흡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 3.4%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최신 회차인 5회에서 5.1%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워맨스 작품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시청자 공감을 많이 얻고 있다”며 “경쟁보단 현실의 문제를 함께 협력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봤다. 이어 “여성 서사 작품에서 우정 이상의 여러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남성 우정을 다룬 브로맨스처럼 이젠 워맨스도 다양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