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5-24 12:36:16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반면, 채권 금리가 올라가자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
한동안 대세였던 미국 주식 투자 붐이 최근 주춤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거 미국 채권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최근 1주일(5월 16∼22일) 동안 미국 채권을 5억 9600만달러(818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직전 주(9∼15일) 3억 7700만달러, 그 전주(2∼8일) 1억 8700만달러 순매수보다 금액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감세정책으로 인해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를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이 미 하원을 통과한 22일(현지시간) 연 5.16%까지 올랐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는 연 4.63%까지 치솟아 조만간 5% 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더 많은 금리를 줘야 미 국채를 팔 수 있다는 의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산을 줄이려는 글로벌 추세 때문에 미국 채권이 흔들리지만 사실 이를 대체할 자산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타이밍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 대신 채권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세는 4주째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는 최근 한주간(16∼22일) 미국 주식을 4억 5700만달러(6267억원) 순매도했다.
직전주(9∼15일)의 순매도액 7억 4900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매도세가 뚜렷했다.
관세정책으로 인해 언제 미국 증시가 다시 급락할지 모르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환차손 압박까지 더해져 미국 주식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