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6-08 16:18:16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신임 정무·홍보·민정수석을 발표하는 등 대통령실 비서진 진용이 속속 갖춰지고 있다. 시선을 끄는 ‘깜짝 인사’ 대신 조기 대선으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빨리 수습할 수 있도록 경험 많은 인사를 중용한 ‘실용주의’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발표로 대통령비서실장 산하 4곳의 수석 중에는 이번에 신설된 경청통합수석을 제외한 세 자리가 채워졌다. 정책실장 산하 수석 중에도 AI미래기획 수석을 제외한 사회수석과 경제성장수석이 이미 지난 6일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수석급 인선의 특징은 해당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아 온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날 발탁된 우상호 정무수석의 경우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중진 출신으로, 친명(친이재명) 색채보다는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두루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역시 1988년 중앙일보 입사 후 30년 이상 취재 현장에 몸을 기자 출신으로 언론계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고, 오광수 민정수석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현철 씨 비리 사건, 삼성 비자금 사건 등 굵직한 비리 사건 수사에 투입됐던 대표적인 검찰 ‘특수통’ 인사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 오 수석 기용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에게 발탁 이유를 직접 설명해 반대 기류를 누그러뜨렸다는 후문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대통령실 경제 관련 수석·비서관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로 구성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2017년 대선 직후 문재인 정부의 조국 민정수석 임명과 같이 여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깜짝 발탁’이 없어 아쉽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인수위원회 없는 정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파격보다는 실력 위주의 인선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호평도 나온다.
이날 임명된 참모들은 곧바로 대통령실 워크숍을 갖는 등 바로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통령 비서실 구성이 이처럼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초기 내각 구성은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조각 작업과 관련, “(다른 국무위원들 인선 작업은) 국무총리 청문회를 거치며 차근차근해야 하는 만큼, 더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15∼17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한 만큼, 본격적인 장관 인사 및 발표 작업은 그 후에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