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은 ‘빈야드’(부채꼴 모양의 포도밭) 형태로, 총 2011석 규모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오는 21일 부산시민공원 내에 문을 연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홀’, 일본 ‘산토리홀’ 등 세계적인 공연장과 같은 ‘빈야드’(부채꼴 형태의 포도밭) 스타일로 2011석(지하 1층 694석, 지상 1층 1038석, 2층 279석)의 좌석을 갖췄다. 챔버홀은 400석 규모로, 실내악이나 독주회 등 소규모 공연과 강연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다.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서 출항하는 배와 같은 외관은 항구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새 랜드마크다. 부담없이 편하게 둘러본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정식명칭을 길게 부르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금부터는 부산콘서트홀을 ‘부콘’이라 부르겠다. 요즘은 말 줄이기가 대세다.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내에 위치한 부산콘서트홀. 이재찬 기자 chan@

□공연 없어도 구경 오세요

공연이 없는데도 부콘에 가도 될까? 된다. 정식 개관 이후에는 항상 문을 열어두기 때문에 누구든 로비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부콘은 홀의 뒷부분이 통창으로 만들어져 공연장 내부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공연이 없을 땐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나 음료를 한 잔 하면 된다. 해외 유명 공연장에서 공연 시작 전이나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 때 가볍게 와인이나 삼페인, 맥주를 즐기는 관객들을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부콘에서는 어떨까? 한국에서는 공연장 내에서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

클래식 전용 홀이라 공연 관람 때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할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부콘에는 ‘드레스 코드’가 없다. 편하게 아무 옷이나 입고 오면 된다.

부산콘서트홀 로비는 오는 21일 개관 후 상시 공개되기 때문에 편하게 가볼 수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셀카를 찍고 싶다면…

그렇다면 부콘에서 가장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은 어딜까? 경력 30년을 자랑하는 <부산일보> 이재찬 사진 기자는 부콘 1층 정문으로 올라가는 첫 번째 넓은 계단의 왼쪽 난간 쪽을 꼽았다. 피사체가 난간에 살짝 기대면 부콘 로고도 정확히 나온다.

경력 30년의 사진 기자가 추천한 기념사진 명당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연주홀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어떨까?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면 안 된다. 다만 공연이 끝난 뒤 앵콜 연주나 커튼콜에서의 사진 촬영은 연주자와의 사전협의에 따라 가능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공연에 앞서 사진 촬영에 대한 안내를 미리 공지한다.

부산콘서트홀 관람석. 이재찬 기자 chan@

□좌석, 어디까지 앉아 봤니?

좌석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부콘의 좌석은 비싼 순으로 R-S-A-B-C석으로 구분된다. R석 중에서도 지휘자나 연주자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려면 앞쪽 좌석을, 시각 보다는 청각이 더 중요하다는 사람은 R석 뒤쪽 좌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악기 소리나 음성을 제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좌석은 어딜까? 클래식부산 전시현 공연기획팀장은 2층 맨 뒤쪽의 C석을 추천한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다른 공연장에 비해 무대와의 거리가 멀지 않고, 자연스럽게 밀려 올라오는 음향을 느낄 수 있다.

그보다 더 싼 티켓을 원한다면 ‘유보석’이라는 게 있다. 유보석은 공연장 구조 상 무대가 시각적으로 가리거나 기타 여러 이유로 불편한 좌석을 말한다. 부콘에서는 이런 좌석을 2만~3만 원 수준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부산콘서트홀 외부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울산·경남 초·중·고교·대학생들에게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 있다. 2층 좌우 측면 좌석이 부울경 청소년 전용석인데, 가격은 1만 원. 인터넷으로 예매한 뒤 현장에서 티켓을 받는데, 증빙서류를 보여줘야 한다.

□관람석 개당 가격 100만 원 ‘훌쩍’

부콘의 연주홀은 벽돌로 마감됐다는 게 특징이다. 나무로 벽을 만든 일반 연주장과는 다른 점이다. 소리를 얼마나 잘 흡수하고 반사할지 부콘 직원들도 걱정했는데, 일단 시범공연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부산콘서트홀 파이프오르간. 이재찬 기자 chan@

또 다른 볼거리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비(非)수도권 클래식 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됐다. 4423개의 파이프와 64개의 ‘스탑’으로 구성됐다. 파이프는 소리를 내는 관을 말하고, 스탑은 음색을 조절하는 장치다. 어떤 스탑을 누르느냐에 따라 트럼펫 소리가 날 수도 있고, 바이올린 소리가 날 수도 있다. 모든 스탑을 다 누르면 파이프 오르간 하나가 오케스트라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악기의 끝판왕’이다.

부산콘서트홀 파이프오르간. 이재찬 기자 chan@

부콘의 무대는 다른 공연장과 달리 버튼만 누르면 오케스트라석이 아래 위로 오르내린다. 다른 공연장은 무대 감독들이 일일이 단상을 쌓아서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자리를 조정하는데 여기는 자동이다. 3차원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음향 반사판도 공중에 설치돼 있다. 관람객들이 앉는 의자 하나하나도 모두 음향과 밀접하다. 나무재질은 단단해야하고, 쿠션도 음을 잘 흡수하게끔 제작돼 있어 개당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고 한다.

피아노는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독일 함부르크의 ‘스타인웨이’다. 개관 기념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이 피아노로 연주한다. 부콘은 연주자들의 다양한 성향에 대비해 피아노를 2대 더 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