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개혁안’ 제동에 사퇴론까지… 5시간 의총에도 결론 못 낸 국힘

탄핵 당론·당무 감사에 회의론
김용태 “쇄신 의지 있나” 작심 발언
김대식 “김용태, 책임지고 물러나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5-06-10 10:44:45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당 개혁안을 놓고 5시간 넘게 마라톤 의총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도부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며 김 위원장 사퇴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위원장도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대선 후보 교체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할 수가 없다”며 “김 위원장은 당시 비대위원이었고 이후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비대위가 붕괴한 상태에서 혼자 메아리를 친다고 되겠나. 건강한 지도부 체제가 들어와서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개혁안에 대한 신임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맡기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어떻게 그걸 여론전으로 가려고 하나”라며 “김 위원장이 처음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 의원들의 생각을 먼저 모아 최대공약수를 뽑아 발표했어야 한다. 굉장히 성급하고 독단적”이라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 김 의원은 “7~8월에 하자는 게 중론”이라며 “가급적 빨리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비대위 전문 정당도 아니고, 비대위만 계속 가서 되겠나. 빨리 건강한 지도부가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거취와 개혁안을 두고 열린 의총은 5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는 27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는 등 격론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대한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화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 이른바 ‘5대 혁신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의총에서 “제안한 개혁안에 대해 전 당원 투표로 신임 여부를 묻겠다. 수용되면 유임,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 의원들은 이에 반감을 드러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직후 “많은 의원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거취 문제는 본인이 결정하거나 상임전국위가 정한 6월 말 임기까지 따르는 것이 맞다. 전 당원 투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나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대한 당무 감사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박 원내수석은 “1~2명 정도가 당원들이 궁금해 하니 그걸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은 있었지만, 대다수는 당무 감사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의총 종료 직전 기자들에게 별다른 언급 없이 “죄송하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국회를 떠났다. 그는 “의원들이 쇄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부 분위기에 실망감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당 혁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원외 당협위원장들 다수는 당 주류와 거리를 둔 인사들로,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11일 의원총회를 열고 개혁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거취는 오는 16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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