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7-21 18:00:20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농촌은 전체 사망률이 높았던 반면 도시는 사망률 불평등 정도가 두드러졌다.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선 도시와 농촌별 맞춤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양산부산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 문민희 연구원·최민혁 교수(이하 연구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사망 불평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통계청 사망 원시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사망률과 폐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양상을 1년 여에 걸쳐 분석했다. 전국 250개 시·구·군의 ‘박탈지수’를 활용해 지역 간 사회경제적 수준을 정량화하고, 이에 따른 사망률 불평등 양상을 도시와 농촌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박탈지수는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와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출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역학·공중보건 학술지 〈한국역학회지〉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사망률은 2020년 인구 10만 명당 315.7명에서 2022년 354.4명으로 증가했으며, 폐렴 사망률 역시 같은 기간 19.8명에서 22.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0.88명에서 26.7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농촌의 전체 사망률은 401.8명으로 도시(348.7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농촌의 폐렴(22.9명)·코로나19(27.8명) 사망률 역시 도시(폐렴 21.0명, 코로나19 26.6명)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사망률의 불평등 정도는 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 기반의 불평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사망의 경우 도시의 불평등지수(Slope Index of Inequality, SII)은 2.72로, 농촌(-0.05)보다 훨씬 뚜렷했다. 도시에서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격차가 뚜렷했지만 농촌에서는 불평등이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도시의 남성 SII은 4.84로 도시의 여성(1.04)보다 불평등 정도가 훨씬 컸다.
농촌은 고령화와 낮은 의료 접근성으로 인해 전체 사망률이 높은 데 반해 도시는 사회경제적 박탈수준에 따른 지역 간 격차로 인해 사망률의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데다 팬데믹 기간 사회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해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재난 상황에서 일률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농촌은 ‘전체 사망률 감소’를 위한 전략, 도시는 ‘격차 완화’를 위한 맞춤형 전략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