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도는 ‘부산 세컨드허브 공항’ 김해, ‘청주공항’보다 못하다

김해 등록 대형 항공기 24대뿐
74대인 청주의 3분의 1 수준
세수는 청주 10분의 1도 안돼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5-07-22 19:40:00

지난 7일 항공기가 서 있는 부산 김해국제공항 모습. 정종회 기자 지난 7일 항공기가 서 있는 부산 김해국제공항 모습. 정종회 기자

정부의 ‘부산 세컨드허브 공항’ 정책이 헛바퀴를 도는 가운데 부산 김해공항은 항공기 등록에서도 항공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김해공항에 등록된 항공기는 고작 24대로 이는 인천, 김포, 제주는 물론 청주공항에도 크게 뒤진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을 외면하고 있고 항공사들을 김해공항으로 끌어들일 인센티브도 부족한 탓이다.

국토교통부의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김해공항에 등록된 대형 항공기는 총 24대다. 에어부산이 20대를 등록했고 아시아나항공이 2대, 에어서울이 2대를 등록했다. 반면 김포공항 등록 항공기는 186대로 가장 많았고, 제주공항 120대, 인천공항 87대, 청주공항 74대의 순이었다.

항공사들은 운항 실적과 무관하게 항공기를 등록하고 있다. 국내 대형 항공기 운항(국적사+외항사)은 인천공항에 46%(지난달 기준)가 몰려있다. 제주공항이 20%로 뒤를 이었고, 김포공항 14%, 김해공항 11% 순이다. 청주공항의 운항 비율은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요 항공사의 항공기 등록은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청주공항에 집중돼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 170대 가운데 제주공항(53대), 김포공항(49대), 인천공항(37대), 청주공항(29대) 순으로 항공기를 등록했다. 김해공항 등록 항공기는 한 대도 없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도 총 31대의 항공기를 포항공항(8대), 청주공항(8대), 원주공항(7대), 무안공항(3대), 김포공항(2대), 인천공항(2대), 제주공항(1대) 등 전국 공항에 고루 등록했지만 김해공항에는 한 대도 등록하지 않았다. 항공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지방공항 항공기 등록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를 감안해 적절히 분산시킨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의 항공기 등록은 세제 혜택 덕분이기도 하다. 제주공항의 경우 제주도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선 항공기에 대해 수년간 ‘재산세 면제’ 혜택을 줬다. 여객기 수입 가격이 수천억 원대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당 수억 원의 재산세가 감면된 셈이다. 청주공항 역시 청주시가 항공기 재산세로 납부한 세금 20%를 인센티브로 항공사에 돌려줬다. 또 신규등록 항공기에 대해서 5%를 추가 지급했다. 반면 부산 강서구는 코로나19 시기에 일시적으로 항공기 재산세를 낮춘 바 있지만 현재는 재산세 혜택이 없다.

부산 세제혜택 부족은 항공기 재산세 수입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별 항공기 보유세(재산세)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이후 5년간 청주공항의 항공기 재산세 징수액은 총 287억 원인 반면 부산 강서구는 24억 원에 그쳤다. 곽 의원은 “항공기 등록이 공항 활성화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부산 강서구의 등록 항공기만 유독 감소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해당 지자체가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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