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7-21 18:36:46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지역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본산인 부산에서도 영남권 전체 결과와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을 것이라는 게 여권 중론이다. 선거 기간 부산에서는 다수의 지역위원장이 직간접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지난 20일 진행된 영남권 순회 결과 62.5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박 후보(37.45%)에 약 25%포인트 앞섰다.
최종 득표율에 합산되는 대의원(15%), 여론조사(30%)가 제외된 권리당원(55%) 투표 결과지만, 부산 민주당에서는 이 같은 결과에 다소 놀란 분위기다.
그간 정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졌지만 부산에서는 다수의 지역위원장이 은연중에 박 후보를 지지하는 뉘앙스를 풍겨 왔다. 실제로 여러 부산 지역위원장의 SNS를 보면, 박 후보와 만찬 자리에서 찍은 사진 혹은 부산 방문 포스터 등을 지금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정 후보 부산 방문 당시 사진을 공유한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와 달리 부산만큼은 전국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최종 결과에는 이변이 없었다.
이를 두고 부산 민주당 내에서는 과거와 달리 당원들에게 미치는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위원장이 당원을 모아 시당에 입당서를 제출하는 과거의 방식이 아닌 이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체적으로 입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산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타 지역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번 경선을 통해 입증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옥중 메시지를 통해 박 후보를 공개 지지했는데, 이것만 믿고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박 후보에 있다고 판단한 이들도 꽤 있을 것”이라며 “다들 한목소리로 친명(친이재명)계라고 외쳤지만 실제로 그런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