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때 놓치기 쉬운 ‘입안 건강관리’ 꼭 챙겨야

암 환자의 구강관리
단순 구내염도 악영향 우려
구강건조증·구취 등도 유발
항암치료 전 예방차원 시작
구강일지 작성법 훈련 필요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5-09-16 07:00:00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유방암을 앓고 있는 60대 A 씨는 항암 화학요법에 들어간 지 2주 째부터 입안의 타는 듯한 통증으로 음식을 씹기 어려웠다. 단순 구내염이라 판단한 A 씨는 평소대로 연고를 바르는 등 자가 처치를 했지만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인해 A 씨는 항암치료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치료 연속성은 물론 환자의 영양 섭취와 면역 유지, 심리적 안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강 부작용 왜 생기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투입되는 항암제와 방사선은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뿐 아니라 입안의 점막세포와 침샘, 골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구내염이다. 항암제와 방사선이 구강 점막 상피세포의 빠른 재생을 방해하면서 염증과 괴사를 유발한다. 입안이 붉고 허는 증상인데 음식 섭취 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방사선 치료로 침샘이 손상돼 타액 분비가 줄면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입안이 마르고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치아가 썩기 쉽다. 심하면 말하거나 침 삼키기도 어렵다. 미각장애와 구취는 항암제의 화학성분이 미뢰세포기능을 억제하거나 파괴하면서 발생한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식욕을 감퇴시킨다.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세균, 진균,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할 수 있다. 백태나 설염, 구강 칸디다증이 동반되며, 입 주변에 헤르페스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방사선 골괴사는 턱뼈에 혈류 공급 저하 시 치명적인 합병증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같은 다양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구강관리는 소홀하기 쉽다. 옥 교수는 “A 씨의 경우 내원 당시 구강점막은 광범위하게 벗겨져 있었고, 진균성 감염과 심한 구강건조가 동반된 상태였다”며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전문적인 구강위생관리와 사전 예방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강관리, 치료 전 시작해야

구강관리는 항암치료에 들어가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항암치료 전 충치나 치주염 등 감염부위를 미리 치료하고 보철물은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칫솔질도 필요하다. 최소 하루 2~3회 식후나 취침 전 무자극 치약으로 칫솔질을 하면 좋다. 치간칫솔이나 치실, 혀클리너 사용을 병행하면 좋은데 생리식염수로 하루 2~3회 이상 헹구는 것이 권장된다.

구강관리를 위해 음식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 단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구강 관리에 필요하다. 무설탕 껌을 활용한 입 운동, 혀 운동 등을 통해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연와 금주는 구강관리에 필수며,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궤양이나 통증, 감염 등의 징후가 나타나면 치과 또는 주치의에 즉시 보고할 필요가 있다. 옥 교수는 “양치 횟수와 통증, 출혈, 식이 변화 등을 기록하는 구강일지 작성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료 중이거나 회복기라면

항암치료 중일 경우엔 부드러운 칫솔과 무자극 치약을 사용해 하루 2~3회 이상 치실 사용과 칫솔질을 해야 한다. 무알코올 구강세정제(0.9% 식염수, 클로르헥시딘 등)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물론 무설탕 껌 등을 활용해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항암치료 후 회복기 단계에서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구강건조가 지속된다면 인공타액과 침분비 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 후 턱뼈 괴사 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모니터링도 뒤따라야 한다. 구강내과의 경우 전신질환과 연계된 구강 문제를 다루는 전문분야로, 항암치료 전후 구강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고 증상에 따른 약물치료와 식이조절, 보존적 치료를 제공하는 등 암 환자의 통합적인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 교수는 “골괴사 위험이 있는 방사선 치료 후 환자에게는 구강내과적 지속 관찰이 생존 이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며 “환자 본인은 물론 암 치료팀과 구강내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다면 환자의 삶을 더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부산대치과병원 옥수민 구강내과 교수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다양한 구강 내 부작용은 단순한 불편함 뿐만 아니라 치료 지속성과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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