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6-01-21 11:30:27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환율 급등과 미국 반도체 관세 압박, 부동산 시장 등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정부 인식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집값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세제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만약 (집값이) 예정하고 있는 선을 벗어나서 사회적 문제가 될 상황이 된다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그런 상황이 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세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세금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인데 규제의 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고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 최대한 뒤로 미루려고 한다”고 했다.
부동산 과열의 근본원인으로는 ‘투자자산의 부동산 편중’과 ‘수도권 일극체제’를 지목했다. 이어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토부의 새로운 공급대책이 있을 것임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국토부에서 현실적인 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과거처럼 ‘100만호’ 같은 추상적 수치보다는 인허가와 착공 기준으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근본적 해결방안으로는 ‘국가 개조’ 차원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지급되는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를 언급한 뒤 “지역화폐로 월 15만원을 지급했더니 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이런 정책이 장기화되면 지방으로 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광역 통합 거리가 먼 지역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재정 지원과 권한 배분, 기업 유치와 공기업 우선 이전 등 압도적 조치를 하려 한다”며 지방균형발전을 통한 수요 분산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관련 책임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 안정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있다면 이미 시행했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우리 정책만으로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80.4원에 출발했다가 이 대통령 언급 직후 일시적으로 1460원대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통상적으로 나오는 얘기고 이런 격렬한 대립 국면, 불안정 국면에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런 하나하나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문제는 대만과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이 80~90%가 될 텐데 100%로 관세를 올리면 아마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지 않을까 싶다”며 “조금씩 부담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반도체 공장 건설 압박 등에 대해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안 지으면 (관세를) 100% 올린다는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협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이야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많이 짓고 싶을 것”이라며 “험난한 파도가 오긴 했는데, 배가 파손되거나 손상될 정도 위험은 아니어서 잘 넘어가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국과 맺은) 조인트 팩트시트에서도 명확한 것처럼 우리가 뭔가를 할 때는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한다, 그게 제일 중요한 기준이 되겠다”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유능한 산업부 장관과 협상팀이 있기 때문에 잘 해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