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1-25 16:35:04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로 제명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로 친한(한동훈)계가 세 과시에 나서면서, 당 지도부의 징계 강행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식 투쟁으로 당내 리더십을 강화한 장동혁 대표가 당무 복귀를 앞둔 상황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강행할지 여부에 따라 당내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한동훈 제명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에 수 만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소통 플랫폼 ‘한컷’을 통해 “이것이 진짜 보수결집”이라며 “가짜 보수가 진짜 보수를 내쫓고 보수와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집회에 참석한 친한계(친한동훈계) 국민의힘 박상수 전 대변인은 집회 이후 SNS에서 “행진 행렬이 끝이 없었고 집회보다 몇 배나 많은 인원이 행진에 참여했다”며 10만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제주와 울릉도 등에서 자발적으로 여의도로 몰려온 사람들”이라며 집회 규모와 열기를 강조했다.
반면 당권파는 집회 규모를 두고 비판했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전국에서 박박 긁어모아 겨우 2000명 모인 집회를 몇 만이라 부풀렸다”며 “전형적인 좌파 감성”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도 “10만 명은 모였다고 우기는 주장은 좌파식 계산”이라며 “정작 한동훈은 코빼기도 안 비치고 집에서 키보드질이나 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징계 철회 집회는 장동혁 대표의 단식으로 당내 결집 흐름이 형성되자, 친한계가 세 과시로 맞대응한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8일간의 단식 기간 동안 중립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보수의 상징으로 평가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잇달아 단식장을 찾으면서 당내 리더십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식 중단 이후 병원에서 회복 중인 장 대표는 이번 주 당무 복귀를 앞둔 상태다. 당 지도부는 장 대표 복귀 이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당무에 복귀한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강행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29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제명 안건을 의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단식 기간 동안 방문이나 메시지 등 정치적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장 대표가 병원에 이송된 이후 징계 철회 집회를 독려하며 맞대응에 나선 점을 들어 제명 명분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인식이 우세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제명을 강행할 경우 파열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대표 징계를 조기에 매듭짓고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중도층 여론을 고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한 전 대표를 배제할 경우 당내 내홍이 가중되고, 장 대표가 선언한 외연 확장 행보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가 제명을 밀어붙일지, 중도층 여론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 설지를 두고 당내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